나신평 “정통 IB 시장지위력 부족한 비 종투사 중심으로 PF리스크 우려”

입력 2024-09-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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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4 크레딧 세미나'에서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이 발표를 하고 있다. @hihello (정회인 기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가 아닌 증권사 위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발 신용등급 하향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종투사들은 정통 투자은행(IB) 사업인 ECM과 DCM 부문에서 우월한 시장지위력을 유지하며 수익다변화를 나섰지만, 비 종투사들의 전체 수수료 수익 중 절반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던 부동산금융 수수료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26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2024 크레딧 세미나'를 열고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부동산 PF 환경 저하가 나타나며 부동산금융 수수료 수익 감소, 부실 비용 증가 등이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부정적인 신용등급 하향 충격을 주고 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미 상반기 중에는 SK증권(A0→A-), 다올투자증권(A)의 신용등급 전망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나신평은 하반기에도 자기자본 1조 원 미만 중소형 증권사를 포함해 자기자본 1조 원 이상 대형증권사 5개사(BNK·iM(구 하이)·IBK·한화·현대차증권)의 신용등급 하향 모니터링을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비종투사 중에서도 중소형사에 비해 대형사들의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높게 나타났다. 비종투사들의 전체 수수료 수익 중 부동산 금융 수수료수익은 2022년 45% 수준을 차지했지만, 지난해 25% 내외로 급감했다. 대형사 중에서도 부동산금융의 비중이 컸던 iM(구 하이투자증권), BNK, IBK, 교보, 현대차증권의 수수료수익이 30% 이상 감소했다.

비 종투사들의 부동산 PF 중 중·후순위 비중은 대형사 53%, 중소형사 61%로 종투사(22%) 대비 크게 높은 수준이다. 비종투사는 수익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위탁매매·WM이나 정통 IB 분야의 인력확충을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종투사들의 공고한 시장지위력 순위를 반전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종투사들은 지분증권과 외화증권 거래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일부 비 종투사는 대규모 대손비용 인식으로 충당금적립률이 상승했다. 절대적인 충당금적립률이 낮고, 고위험 부동산익스포저가 많은 곳은 추가적인 PF대손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익성 저하에 추가 부담이 될 것"이라며 "2020년 말까지 고위험 익스포저를 중심으로 부동산 PF를 확대해온 점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캐피탈사 중에서는 부동산 PF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회사 중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10% 이상인 곳들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DB캐피탈, 메리츠캐피탈, 신한캐피탈, 한국캐피탈, 한국투자캐피탈 등 5개사다.

김성진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이들 회사의 대손준비금 조정 ROA(총자산순이익률)는 0% 수준까지 하락하고,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다른 캐피탈사의 약 3배에 이르는 등 건전성 저하 정도가 크다"며 "충당금 적립 수준도 비교적 낮아 향후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아울러 나이스신용평가가 유효 신용등급을 보유 중인 8개 부동산신탁업자의 신탁계정대는 올 상반기 말 3조6000억 원에서 내년 상반기 최대 5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최종 손실 규모도 1조3000억~2조2000억 원까지 늘어날 수 가능성이 있다. 후순위로 분류되는 책임준공확약형 토지신탁의 신탁계정대는 차입형보다 더 손실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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