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6개월 새 불어난 부실채권만 16.4조…'제2 뱅크런' 올 수도[새마을금고, 더 나빠졌다上]

입력 2024-09-3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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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잔액 전년말 대비 57% 급증
60년 만의 회장 직선제, 정부와 중앙회 차원 혁신안 효과 없어
관리감독 체제 정비 최소 1년 소요

올해 상반기 지역 단위 금고가 내준 전체 대출 중 회수가 불투명한 부실채권(고정이하여신) 잔액이 16조3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당장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해 건전성이 악화된 금고가 늘어나면서 6개월 새 6조 원 가량 불어났다. 연체율이 10%를 넘어선 단위 금고도 전년말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경영혁신’을 외친 후 정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경영혁신안을 이행하고, 60년 만에 첫 직선제로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뽑는 등 변화를 강조했지만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본지가 1284개 지역 새마을금고 중 올해 상반기 정기공시한 1278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6월말 기준 고정이하여신금액은 16조3539억 원으로 나타났다. 고정이하여신금액은 연체 기간이 3개월을 넘겨 회수에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되는 대출채권 규모다. 이는 지난해 12월 말 기준 10조4030억 원보다 약 57.2%(5조9508억 원) 증가한 규모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4조1065억 원으로 가장 컸고, 서울(3조3376억 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말 대비 증가 폭은 △제주 80.9% △광주전남 80% △강원 79.3% 순이었다.

건전성도 크게 악화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상반기 전체 연체율은 7.24%로, 지난해 말 5.07%보다 2.17%포인트(p)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9.08%로 같은 기간 3.53%p 상승했다. 연체율이 12%를 초과해 ‘취약’ 또는 ‘위험’ 평가를 받은 금고는 올해 6월 말 기준 124곳으로, 지난해 말 47곳보다 2.6배 늘었다. 순고정이하여신비율이 9%를 넘은 ‘위험’ 금고는 같은 기간 77곳에서 297곳으로 3.9배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담보, 관리형토지신탁 대출 등을 무분별하게 늘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저금리, 부동산 활황 시기 확대된 기업대출금이 시차를 두고 부실채권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실제 상반기 기업대출 연체율은 11.15%로 지난해 말(7.74%) 대비 3.41%p나 올랐다.

정부와 새마을금고중앙회가 단위 금고의 건전성 관리 강화 내용을 담은 감독기준 개정을 1월에 마무리하는 등 지난해 11월 발표한 경영혁신안을 이행 중이지만 ‘혁신’의 효과는 더디기만 하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행안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7월 말 기준으로 건전성 관리 강화 과제 14개 중 12개가 완료됐지만, 상반기 단위 금고의 부실 문제는 여전했다. 자본 적정성을 나타내는 위험가중자산에 대한 자기자본비율이 6% 미만으로 ‘취약’ 또는 ‘위험’하다고 평가받은 단위 금고는 지난해 말 51개에서 올 6월 말 99개로 늘었다.

남은 과제는 이행 시점도 요원하다. 행안부는 내년 12월까지 새마을금고 상시감시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건전성 검사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했다. 단위 금고 지도관리 강화를 위한 조기경보시스템 고도화도 2026년 12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금고의 관리·감독체계를 경영혁신안에 따라 정비하기까지 최소 1년이 넘게 걸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혁신’이 새마을금고 ‘부실’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면 제2의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고 우려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1300개에 달하는 법인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형태라 관리가 잘 안 되는 상황"이라며 "혁신이 빠르게 되지 않으면 제2 뱅크런도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새마을금고의 전사적인 관리 체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지배구조를 개혁하지 않으면 자구책 강구 노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 지배구조 개혁 과제의 경우, 7월 말 기준 13개 중 3개만 이행 완료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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