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노조 파업 장기화 우려도 투심에 부담
서비스 지표 호조에 낙폭은 제한
뉴욕증시는 3일(현지시간) 하락 마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이란 석유 시설을 타격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중동 정세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 다만 경제지표 호조에 낙폭은 제한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84.93포인트(0.44%) 내린 4만2011.59에 마감했다. S&P500지수는 9.60포인트(0.17%) 떨어진 5699.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65포인트(0.04%) 밀린 1만7918.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중동 정세 불안감이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61달러(5.15%) 뛴 배럴당 73.71달러에 마감해 종가기준으로 8월 29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이번 주에만 8% 넘게 올랐다.
국제유가 급등세를 부추긴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는 것을 지지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 생각에 그것은 좀…”이라면서도 “우리는 그것에 대해 논의 중(in discussion)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이 (이란을) 보복 공격하는 것을 허용하느냐’라는 질문에 “우리는 이스라엘에 허가하는 것이 아니라 조언하고 있다”면서 “오늘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란은 지난 1일 헤즈볼라 수장 제거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미사일 180여발을 발사했다. 미사일 대부분은 요격됐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에 대한 보복을 천명했다.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스웨덴 은행 SEB의 비야르네 쉴드롭 수석 상품 분석가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타격하면 원유 중개상들은 호르무즈 해협의 공급 차질을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이스라엘이 실제 이란 석유 시설을 폭격하면 유가는 배럴당 20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 1일부터 시작된 미국 동부와 멕시코만 일대 항만 노조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 우려도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일각에서는 항만 노조 파업이 이번 주를 넘긴다면 월마트와 타깃, 코스트코, 나이키 등 소매업체들의 매출과 재고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발표 예정인 9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앞두고 이날 발표된 서비스 지표가 호조를 보이면서 증시 낙폭은 제한됐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는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4.9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월(51.5)보다 개선된 수치이자 2023년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시장 전망치는 51.8이었다.
고용지표는 엇갈리게 나왔지만 대체로 양호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28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계절 조정 기준 22만5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직전 주보다 6000명 늘어난 수치이자 시장 예상치(22만1000명)를 웃도는 결과다. 그러나 챌린저, 그레이 앤드 크리스마스(CG&C)사가 발표한 감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의 9월 감원 계획에 따른 해고 대상자 수는 7만2821명으로 전월(7만5891명) 대비 4% 줄어들었다.
특징 종목으로 에너지 주가 국제유가 급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발레로에너지는 이날 6.15% 뛰었고, 다이아몬드백에너지는 3.87% 올랐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인공지능(AI) 그래픽 처리장치(GPU) 블랙웰에 대해 수요가 매우 강하다고 밝힌 뒤 주가가 3.37%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