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한 가운데 고려아연이 부담하는 '자기자금' 1조5000억 원이 전액 차입금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고려아연은 회사채, 금융기관 차입과 별개로 회사가 보유한 현금 등을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4일 고려아연이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한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공개매수 대금 마련을 위해 자기자금으로 1조5000억 원, 차입금으로 1조1635억 원을 투입한다.
고려아연은 2일 1조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과 1조7000억 원 한도의 금융기관 차입 등 2조7000억 원 규모의 단기 차입 확대 계획을 공시한 바 있다. 또 '운영 자금 마련' 목적으로 4000억 원 규모의 기업어음(CP)도 발행했다.
고려아연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이 자기자금이라고 표현한 1조5000억 원은 CP 4000억 원과 고금리 단기사채(회사채) 1조 원이 해당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려아연은 회사채·CP와는 별개로 회사가 가진 보유 현금 등을 활용해 1조5000억 원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고려아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말 기준 고려아연이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9382억 원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약 1조2000억 원이고, 보유 중인 금융자산 매각을 통해서도 약 8060억 원을 현금화할 수 있다"며 "부채 감축이 필요할 때 매년 들어오는 1조2000억 원의 현금 외에도 대응할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