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만 돌아왔다” 보여줄게 ‘달라진 한국 국채’ [ 2024 국채의 해①]

입력 2024-10-07 10:41수정 2024-10-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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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한민국 국채가 시작된지 75주년을 맞았다. 국내시장은 최근 유례없는 금리인상기를 겪으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의 관심 밖이었던 국채가 개미들과 성큼 가까워지는 기회가 됐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을 계기로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외국인투자자의 채권시장 접근성을 높여야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 과정에서 국내 채권시장은 불과 1년만에 가히 ‘지각변동’으로 불릴만큼 전환점이 될 사건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대한민국 국채 시장의 2024년을 돌아보고, 앞으로 남은 과제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까지 국채시장이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한다.

▲30년 국채선물 상장 기념식 (한국거래소)

“제가 신입 프랍(Prop·프랍트레이더의 준말)이던 시절 처음 나왔던 초장기 국채 선물을 16년 만에 다시 보게 되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2024년 2월 19일 오전 9시. 30년국채선물 3월물의 첫 번째 거래가 시작되자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부문장은 조금은 상기된 듯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한국거래소 파생상품시장에는 지난 2월부터 30년 국채선물이 상장돼 거래 중이다. 2008년 국내 첫 초장기 국채선물인 국채 10년 선물이 도입된 이후 또 다른 초장기 국채 선물을 보게 되기까지 꼬박 16년이 걸렸다.

국채30년 선물은 국고채 30년물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다.표준화된 시장에서 미래의 특정 시점에 일정한 국고채 수량을 계약할 때, 사전에 정해진 가격으로 매수 또는 매도할 것을 약속하는 거래다.

2000년대 들어 국채 만기의 장기화가 시작되면서 국채 10년물과 20년물이 차례로 발행됐지만, 국채선물은 오랫동안 등장하기 어려웠다. 첫 장기 선물인 국채 10년 선물이 2008년 상장된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시장에 안착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장기채의 발행과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나면서 초장기 국채 투자에 따른 금리 변동 위험성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국채선물 도입의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특히 보험사와 연기금 등은 초장기 국채 선물을 활용하면 선도거래 헤지 등 다양한 포지셔닝이 가능하다.

전 구간 국채 금리에 대한 위험관리 수단이 생기면서 국내 채권시장에도 선진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국채 30년 선물의 거래량은 상장 첫달 4300억 원에서 6개월만인 지난달 약 2조6970억 원까지 급증했다. 8월 30년국채선물 계약금액은 3820억 원으로 상장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단기물 3·5년, 장기 및 초장기물인 10·30년물의 국채 현물과 선물이 모두 상장된 국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현물 국채의 경우는 쉽게 볼 수 있지만, 전 세계에서 초장기 국채 선물이 상장된 국가는 현재까지 미국, 독일, 호주, 일본, 멕시코, 캐나다 등 총 6개국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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