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에 물가 우려 재점화
5등급 허리케인 밀턴 접근도
뉴욕증시가 7일(현지시간) 미국 국채 금리와 유가 상승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398.51포인트(0.94%) 내린 4만1954.24에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5.13포인트(0.96%) 밀린 569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213.95포인트(1.18%) 떨어진 1만7923.90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4%대로 상승하면서 금리 대비 주식의 상대적 고평가감이 부각됐다. 중동 정세 악화에 대한 경계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며 다우지수 하락 폭은 한때 500포인트를 넘어섰다.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4.03%로 약 두 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예상보다 견조한 노동지표에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기 때문이다. 지난주 발표된 9월 미국 고용 증가 폭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고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가 아닌 0.25%포인트 인하하거나 금리를 동결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 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11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14.0%로 나타났다. 0.25%포인트 내릴 확률은 86%로 반영됐다.
중동 정세가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예상도 매도를 부추겼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원유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됐다. 주변 지역으로부터의 원유 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다양한 제품의 원재료가 되는 원유 가격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밖에 가장 강력한 5등급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주에 접근하면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업종별로는 유틸리티가 2.3%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서비스와 임의소비재 분야도 2% 가까이 내렸고, 필수소비재와 금융도 1% 이상 밀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3.43포인트(17.86%) 오른 22.64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의 이란 석유 시설 타격 가능성에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장보다 2.76달러(3.71%) 오른 배럴당 77.14달러에 장을 마쳤다. 런던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2월물 가격은 전장 대비 2.88달러(3.69%) 뛴 배럴당 80.93달러에 거래를 끝냈다.
국제 금값은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 중심인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1.8달러(0.1%) 내린 온스당 2666.0달러에 폐장했다.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약 2개월 만에 4%대로 올라서면서 무이자 자산인 금 선물에 대한 매도세가 우세했다. 다만 중동 정세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금 선물에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폭은 제한적이었다.
채권 시장에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04%포인트 이상 오른 4.024%로 8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약 0.06%포인트 상승한 3.989%를 기록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강한 고용 지표와 중동 긴장 고조 속에서 최고치 인근에 머물렀다. 주요 6개 통화 바스켓에 대한 달러 강세를 추적하는 달러인덱스는 102.5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