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 이어 잇단 해외 현장 경영 행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가나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생산지 아프리카를 찾았다. 최근 잇단 현장 경영을 통해 롯데그룹의 모태인 롯데웰푸드를 세계적인 식품기업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8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과 이창엽 롯데웰푸드 대표는 지난 주말 아프리카 가나 협력사 방문을 위해 출국했다. 신 회장은 가나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출장은 롯데웰푸드의 초콜릿 제품 원료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진행됐다. 신 회장은 이 대표와 코코아 원두 수급 현황을 점검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롯데웰푸드의 대표 초콜릿 제품인 가나 초콜릿은 가나에서 코코아를 수입해 만든다.
국제 코코아 가격은 지난해부터 오름세를 보인다. 코코아 선물 가격은 지난해 초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톤(t)당 2500달러 수준에서 올해 4월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전날 기준 690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이상기후로 가나의 카카오나무가 죽어 생산량이 30% 이상 급감했다”며 “이와 관련해 현지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출장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이 대표와 가나를 직접 찾은 것은 롯데 식품사에 대한 관심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달 신 회장은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원롯데 식품사 전략회의는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 경영진이 모여 실질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협의체다.
신 회장은 회의에서 원롯데의 첫 번째 협력 전략 상품인 빼빼로를 매출 1조 원의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육성하는 방안을 주문했고, 식품 계열사 수장들은 이를 심도 깊게 논의했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7월 롯데푸드와 합병해 연 매출 4조 원대의 종합식품기업으로 재탄생했다. 이어 농·축·수산물을 수입·유통하는 롯데상사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연 매출 5조 원대의 대형 식품 회사로 도약하게 된다.
한편 아프리카에 진출한 롯데그룹 계열사는 롯데케미칼이 있다. 2018년 롯데케미칼은 국내 석유화학업체 최초로 나이지리아에 아프리카 판매법인을 설립해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 범용 석유화학제품을 판매 중이다. 현지 건설 인프라가 부족한 터라 롯데그룹은 롯데건설 등을 앞세워 대규모의 건축, 토목공사 등을 따낼 가능성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