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악화일로’…"신용도 하방압력 높아질 것" [위기에 빠진 캐피털사]

입력 2024-10-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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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캐피털사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해 건전성 저하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특히 익스포져 위험도가 큰 회사를 중심으로 신용도 하락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캐피털사 51곳 중 10곳의 연체율이 10% 이상으로 전년동기(6곳) 대비 4곳 증가했다. 특히 저축은행 계열 캐피털사인 웰컴캐피탈은 연체율이 33.52%로 지난해 같은 기간(9.58%) 대비 23.94%포인트(p) 급증했다. 이 밖에 파이오니어인베스트먼트(44.23%), JM캐피탈(37.22%) 등 일부 중·소형 캐피털사는 연체율이 30~40%를 넘어섰다.

연체율 상승세가 잡히지 않자 여신전문업권은 여러 회사의 부실채권을 한 번에 모아 유동화전문회사에 공동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3000억 원이 넘는 부실채권을 해소한 저축은행권과 달리 여신업계의 부실채권 공동매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참여사가 적은 데다 대형 캐피털사가 빠지면서 공동매각을 추진할 당시 예상했던 5000억 원 규모보다 훨씬 적은 1000억 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PF 리스크가 큰 캐피털사를 중심으로 신용도 하방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26개 캐피털사 PF 대출은 23조4000억 원이다. 이 중 유의·부실 우려 분류는 2조1000억 원으로 9.0% 수준이다. 또한, 이 중 82%가 브리지론 사업장이다. 브리지론의 본 PF 전환 지연에 따른 만기 연장 지속이나 연장 실패로 인한 연체, 경·공매 실시가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부실 익스포져 정리엔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이후 캐피털사 전체적으로 손실을 흡수하고 건전성 저하 사업장을 정리해 나가겠지만 익스포져와 위험도가 큰 회사들은 신용도 하락압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신평은 캐피털사 중 부동산 PF가 자기자본의 100%를 넘는 회사 중 요주의이하여신 비율이 10% 이상인 곳들을 주요 모니터링 대상으로 꼽았다. DB캐피탈·메리츠캐피탈·신한캐피탈·한국캐피탈·한국투자캐피탈 등 5개사다. 신한캐피탈은 신용등급 AA급이고, 나머지는 A급이다. 캐피털사는 신용도가 A급 이상이어야 여전채 발행이 가능하다. 그 밑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여신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캐피털사의 경우 부실이 더 누적되면 충당금 적립으로 인한 수익 악화와 연체율 상승 등 리스크가 커질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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