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MS 손잡고 'AX 전문 기업' 출범…"한국형 AI, 내년 2분기 선보인다"

▲KT 김영섭 대표가 10일 오전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열린 'AICT 사업전략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가 MS(마이크로소프트)와 손을 잡고 AX(AI 전환) 전문 기업을 출범하기로 했다. MS와 함께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과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소형 언어모델도 선보인다. 이를 위해 양사는 총 2조 4000억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는 10일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에서 AICT 사업 전략 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AI 사업 방향을 공유했다. 이 자리에는 오승필 부사장을 비롯한 KT 주요 임원은 물론, 조원우 한국MS 대표도 함께했다.

김 대표는 "MS와의 협력으로 AI·클라우드 역량을 갖추면 KT는 대한민국의 기업·개인 고객에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맞춤형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MS는 먼저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서비스를 내년 2분기에 선보이기로 했다. 내년 1분기 모델 개발에 착수해 2분기면 개발을 완료한다는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소형언어모델 ‘Phi(파이) 3.5’ 기반의 공공·금융 등 산업별 특화 AI 모델도 함께 선보일 계획이다. 산업별 특화 AI 모델은 이미 기업·공공·금융 분야에서 영업을 나서고 있다. 전례없는 속도전이다. 또 KT의 서비스에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Copilot)'도 도입한다.

김 대표는 "우리만의 데이터를 갖고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빨리 속도감 있게 만들고, 그다음 개인화해야 KT도 살아남을 수 있고 (산업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전방위적인 협력을 위해 양사는 내년 1분기 AX 전문기업을 출범한다. 신설 법인은 KT 자회사로 운영된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전무)은 "최고의 엔지니어부터 아키텍처부터 컨설턴트까지 모아 3년간 AX 전문 기업에 집중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분기에는 양사가 R&D(연구·개발)를 위한 '이노베이션 센터'를 공동 설립한다. 두 회사의 AI·클라우드 기술 연구는 물론, AI 관련 스타트업 투자에도 기여한다. 기존 통신 사업 분야를 위한 네트워크 현대화 및 6G 분야 공동연구, 헬스케어·모빌리티 등 다양한 산업별 AX와 GPU(그래픽처리장치)·NPU(신경망처리장치) 등의 공동 연구개발도 병행한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겸 이사회 의장(왼쪽)과 김영섭 KT 대표가 전략적 파트너십 체결식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KT는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목표도 내세웠다. GPU까지 아우르는 '시큐어 퍼블릭 클라우드'가 목표이다. 기업고객에게 개발에서 운영까지 모든 단계를 제공해 ‘클라우드서비스공급자(CSP)’와 ‘관리형서비스공급자(MSP)’를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정우진 KT 컨설팅그룹장(전무)은 "H200이라는 엔비디아 최신 GPU가 MS에 처음 공급되는데, 이것을 한국에도 KT가 제일 먼저 공급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GPU 수요와 공급에 따라 더 확대되고 발전된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KT측은 자회사 KT클라우드 역할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김 대표는 "KT클라우드의 역할 축소에 대한 걱정들이 조금 있으신 것 같은데, 저희들이 생각하는 바는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하드웨어적인 인프라만으로 CSP를 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KT클라우드가 (MS와의 협력을 통해) 종전 궤도에서 벗어나서 훨씬 더 질적·양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우진 전무는 "양사의 파트너십은 범위와 규모 면에서 차원이 다른 장기 파트너십"이라며 "향후 5년간 AX 분야에서만 누적 매출 최대 4조6000억 원으로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KT는 이날 MS와 협력하게 된 배경과 과정도 공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김 대표와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는 수차례 온·오프라인으로 만남을 가졌다. 한국형 AI·클라우드 모델을 공동 개발해 제공하자는 사업 목표가 일치했다는 게 KT측 설명이다.

그 결과, 양사는 올해 6월 기본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달 말 나델라 대표와 만나 5년간의 파트너십 본 계약을 체결했다. 김 대표는 "MS에서 KT와의 가능성을 30%, 나머지 70%는 한국 시장의 역동성과 잠재력을 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조원우 한국MS대표는 "MS는 한국형 AI에 관심이 있다"면서 "한국을 통해서 고도화된 AI 솔루션은 MS의 국내 시장 확장뿐만 아니라 한국 이상의 새로운 시장 진입에도 큰 준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양사는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해 AI·클라우드 인재와 산업 생태계 육성에도 힘을 쏟는다. 김 대표는 "국내 전문 인재 육성은 MS와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여정에서 많은 논의와 공감대를 이뤘던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는 예정된 시간을 30분가량 훌쩍 넘겨 진행됐다. 김영섭 대표는 간담회 내내 '한국'과 '국내 산업에 대한 기여'를 강조했다. 김 대표는 "MS만 쳐다보고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정체성을 지켜내면서도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적인 제품을 낼 수 있는 AX 시스템을 제공하고 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