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급증 땐 추가대책 예고
"이사철 등 변수...빚 잡혀야 금리 인하 체감"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4.59~6.69%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연 4.50~6.69%에서 하단이 0.09%p 올랐다. 같은 기간 주담대 고정금리(혼합·주기형)는 연 3.66~6.06% 수준이었다. 지난달 말(3.64~6.15%)보다 하단이 0.02%p 상승했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반 만에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빅 컷(한번에 0.5%p 인하)’을 단행했지만 차주들은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막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는 등 시장의 흐름에 역행하면서다.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한 시장 금리는 하락세다. 주담대를 비롯한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석 달 연속 내려갔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6%다. 지난달(3.42%)보다 0.06%p 하향한 수준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앞서 6월과 7월 전달 대비 각각 0.04%p, 0.1%p 떨어졌다.
금통위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 시장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선 한은이 기준금리를 3.25%로 0.25%p 낮추고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기준금리를 내리면 2021년 8월 0.25%p 인상 이후 이어온 긴축 기조가 3년 2개월 만에 끝난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2일까지 채권업계 종사자 95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64%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직전 설문과 비교하면 인하를 예상한 답변 비중이 54%p 늘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피벗에 힘을 보탰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6%로 3년 6개월 만에 1%대로 내려왔다. 이는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2%를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기준금리를 인하하더라도 당장 대출 금리에 큰 변동은 없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대출 둔화가 9~10월 연휴로 인해 은행 영업일이 줄어 나타난 착시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증가세에 다시 속도가 붙으면 곧바로 대응할 수 있도록 추가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을 이사철 등 계절적 요인과 둔촌주공아파트 잔금 대출 상환도 변수”라며 “연말까지는 대출 증가세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대출 금리가 큰 폭으로 내리려면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