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정밀냉각 기술기업 리센스메디컬은 안과용 접촉식 냉각마취기기 오큐쿨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드 노보(FDA De Novo) 승인을 획득했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의료기기 기업이 FDA 드 노보 승인을 획득한 것은 오큐쿨이 최초다.
FDA 드 노보는 비슷한 선행 기술이 없는 신기술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FDA 패스트트랙 허가제도로, 혁신 신의료기술의 안전성과 장점 등을 검증하는 절차다.
국내 의료기기들이 획득해온 510(k) 유형이 기존 비슷한 허가기술을 참고해 비교적 간단한 기술적 검증만으로 진행하는 절차라면, 드 노보는 선례가 없이 처음으로 사람에게 적용하는 기술이어서 철저한 동물/임상시험 과정을 거친다는 점에서 혁신 신약(First-in-class) 허가 과정에 비슷하다.
오큐쿨은 이번 FDA 드 노보 인증 과정에서 안구에 침습하는 기존 화학적 마취의 대안이라는 점에서 높게 평가받았다. 지금까지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등 실명질환을 치료할 때 사용된 안구에 약품을 주사하는 시술은 효과가 발현되기까지 약 5~10분이 걸린다.
하지만 오큐쿨은 신경 신호 전달을 안전하게 차단하는 정밀냉각 기술을 활용해 시술 부위에 접촉 시 10초 만에 마취 효과가 발현된다. 이를 통해 전체 시술 시간이 기존 10~15분에서 1~2분으로 10배 가량 단축되고, 화학성분 노출을 최소화해 충혈, 따가움, 건조증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오큐쿨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기 위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미국의 10개 안과병원에서 임상 1~3상 허가 임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순히 냉각마취의 안전성/유효성을 넘어 임상 참여 환자의 80%가 기존 마취제 대비 오큐쿨의 냉각마취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 및 당뇨 유병률 증가에 따라 오큐쿨이 사용되는 IVT 시장은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QY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글로벌 IVT 시장 규모는 약 137억 달러(약 18조4347억 원)이며, 연평균 약 7% 성장해 2027년 약 220억 달러(약 29조6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건호 리센스메디컬 대표는 “오큐쿨의 혁신기술이 실명 환자들의 보다 빠르고 편안한 시술과 병원의 서비스 질 제고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아가 혁신기술을 이끄는 선도기업으로 한국 의료기기의 우수성을 알리고 더 많은 분야에서 환자와 의사에 기여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급속정밀냉각기술은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가 치환되는 열전 기술을 적용해 수 초 내에 세포를 원하는 온도로 정밀하게 냉각/제어하는 기술이다. 리센스메디컬은 오큐쿨 이외 피부과용 정밀냉각기기인 ‘타겟쿨’을 개발해 현재 29개 국가에서 판매하고 있다.
리센스메디컬은 이외에도 탈모 및 동물용/가정용 의료기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을 목표로 코스닥 기술평가특례 상장을 계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