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간 ‘빈손 면담’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에선 “한 대표가 갈등을 키워선 안 된다”고 한 반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전날 예정에 없던 만찬을 하며 ‘세 과시’에 나섰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표는 윤 대통령과 만찬을 한 다음 날인 22일 저녁 7시께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친한계 의원 22명과 만찬을 했다. 만찬에 참석했던 조경태 의원은 대통령실 ‘김건희 여사 라인’ 정리, 김 여사의 대외 활동 중단, 김 여사 관련 의혹 규명 협조 등 한 대표의 ‘3대 요구안’을 윤 대통령이 수용하지 않은 데 대해 “(참석자들이) 상황을 심각하게, 엄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찬이 예정에 없었던 ‘번개’ 형식의 모임이었던 터라 친한계의 불만이 담긴 ‘세 과시형’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대해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배승희의 뉴스파이팅에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기 위해 저녁 모임을 하거나 확대 당직자 회의를 열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친한계 의원들이 한 대표가 윤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홀대받았다는 점을 우려해 먼저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날 오전 열리는 확대 당직자 회의도 사전에 잡혀있었다는 게 김 최고위원의 설명이다.
대통령실과 경색된 관계에도 친한계는 김 여사 문제 해결 요구 등을 계속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친한계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은 채널A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희는 가던 길을 계속 가야한다”며 “재보궐 선거를 통해서 용산 대통령실에 국민이 원하는 변화와 쇄신을 해달라는 신호를 보냈는데, 용산이 민심이 보낸 신호를 읽씹(읽고 무시)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한 대표가 김 여사와 관련한 3대 요구안을 공개적으로 말하면서 윤 대통령이 수용하기 어려워졌다는 친윤계의 지적에는 “물밑 작업이 있었다. 있었는데 안 됐기 때문에 공론화로 간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친윤계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강명구 의원은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나와 한 대표의 김 여사 관련 3대 요구안에 대해 “안부 전화해서는 안 되나. 가깝게 지내면 안 되나”라면서 “특정 라인들이 다 망쳐놓고 있다. 이게 여사 라인이라고 몰아붙이는 건 더불어민주당이 쓰는 나쁜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영부인의 공식 일정이라는 게 있고 상대 정상의 파트너가 다 있는데 그 일정을 무시하느냐”며 “국익을 버리고 활동을 중단해야 하는지, 아니면 이런 부분들을 허용하면서 활동을 중단하라고 말씀해야 하는 건지 반문하고 싶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