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가난하다”라는 말의 정의가 무엇일까요? 일반적으로 돈이 없는 경제적 상태로 말하지만, 국어사전에서는 ‘살림살이가 넉넉하지 못하여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에 있다’로 정의됩니다. 몸과 마음이 괴로운 상태가 가난하다라는 말의 정의라니. 새삼스레 놀랍습니다.
여러분은 “가난하다”라는 말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한 것이 가난일까요? 마음에 여유가 없는 것이 가난일까요? 자유롭지 못한 것이 가난일까요? 꿈을 꿀 수 없는 것이 가난일까요? 가난이라는 단어는 단순히 물질이 부족하다는 것뿐 아니라, 그로 인해 비롯되는 삶의 질, 기회의 제한, 또는 사회적 고립까지 포함되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경제적 어려움은 교육 기회의 제한, 건강 관리의 부재, 안정망의 부재 등 다양한 부작용을 동반하는 것을 사회복지현장에서 오랫동안 목격해왔지요. 그래서 “가난하다”라는 말은 물질적인 개념을 넘어, 정신적이면서 사회적인, 미래에 대한 불안까지 포함하는 넓은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가난한 아이들을 어떤 시각으로 봐야 할까요? 책에는 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에서 만난 아이들이 10년 뒤 성인이 돼 다시 만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아이들은 그들의 부모도 조부모도 본인과 비슷하게 가난하게 살았기에 “기회가 공평하지 않은 이 세상의 희생자”라고 스스로를 생각합니다. “가난은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현상일 뿐이지, 내 잘못도 죄도 아니기 때문에 부끄러워할 필요가 없다”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가난을 개인의 게으름이나 노력하지 않음으로 간주해서 비난합니다. 그런데 누가 이 아이들을 어떤 이유로 비난할 수 있을까요? 전안나 책글사람 대표·사회복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