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새 보수당 대표에 첫 흑인 여성 베이드녹…좀 더 ‘오른쪽’으로 기우나

입력 2024-11-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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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만에 노동당에 정권 내준 뒤 쇄신 노려
브렉시트 강력 지지
이민·성전환자 권리 문제 등 우파적 시각

▲케미 베이드녹 신임 영국 보수당 대표가 2일(현지시간) 런던 당사에서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영국 총선거에서 참패하며 노동당에 정권을 내준 보수당이 처음으로 흑인 여성 대표를 선출했다.

2일(현지시간)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보수당 당 대표 경선 개표 결과에서 케미 베이드녹 전 기업통상부 장관이 로버트 젠릭 전 내무부 이민담당 부장관을 꺾고 차기 대표로 당선됐다.

13만2000명이 참여한 투표 결과는 1만2418표 차로 갈렸다. 이는 최근 여러 차례 치러진 당 대표 경선에서 가장 치열한 접전으로 기록됐다.

올해 44세로 나이지리아계인 베이드녹 신임 대표는 여성평등부를 비롯해 아동부와 기업통상부 등 여러 부처에서 장관직을 역임한 인물로, 전임 영국 총리였던 리시 수낵의 뒤를 이어받게 됐다.

베이드녹 대표는 승리 연설에서 “당이 14년 동안 집권하면서 실수를 저질렀고 기준을 낮췄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이젠 일을 시작해야 할 때다. 당을 쇄신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경선에서 진 젠릭 전 부장관을 향해 “앞으로 몇 년간 우리 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협력을 제안했다.

이번 경선은 9년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보수당이 여섯 번째 대표를 뽑는 선거였다. 그만큼 베이드녹 신임 대표는 분열된 당을 통합하고 키어 스타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고 BBC는 짚었다.

▲영국 보수당의 케미 베이드녹(오른쪽) 신임 대표가 2일(현지시간) 당 대표 경선에서 경쟁했던 로버트 젠릭 전 내무부 이민담당 부장관과 악수하고 있다. 런던/EPA연합뉴스
신임 대표는 과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인 ‘브렉시트’의 강력한 지지자로 활동했고 이민과 성전환자 권리문제에 대해 보수 우파적인 강경한 시각을 보였다. CNBC는 베이드녹 신임 대표가 보수당과 노동당이 너무 비슷해졌다고 주장해온 만큼 좀 더 우파 쪽으로 당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거운동 기간 그는 세부적인 정책을 제시하는 대신 보수당을 제1당으로 복귀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베이드녹 신임 대표는 6일 열리는 예산안 투표에 앞서 그림자 내각을 공개할 예정이다.

과거 보수당과 영국을 이끌었던 총리들은 신임 총리에게 힘을 불어줬다. 수낵 전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그가 위대한 당의 훌륭한 지도자가 될 것임을 알고 있다”며 “당을 쇄신하고 보수적 가치를 위해 일어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역시 “그는 보수당에 절실히 필요한 활력을 가져다줄 것”이라며 “스타머 총리의 실패를 폭로할 올바른 용기와 명확성을 갖고 있다”고 기대했다.

14년 만의 정권 교체를 이뤄내며 보수당을 끌어내린 스타머 총리는 “보수당에 첫 흑인 지도자가 탄생한 것은 우리나라에 자랑스러운 순간”이라며 “영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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