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CEO, NYT 발행인에 “지원할 준비 돼 있어”
온라인에서 비판 여론 고조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소속 기술직 직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대규모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인공지능(AI) 검색업체 퍼플렉시티(Perplexity)가 파업 부담을 덜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서 온라인상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4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아라빈드 스리니바스 퍼플렉시티 대표이사(CEO)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서 NYT 발행인인 아서 그레그 설즈버거를 인용한 글에 답글 형태로 “퍼플렉시티는 선거 기간 동안 필수 보도가 원활히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언제든지 DM으로 연락 달라”고 적었다. 이날 NYT의 기술직 노조인 ‘테크 길드’는 기한을 정하지 않은 채 파업에 돌입했다.
스리니바스의 트윗 내용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졌다. 그의 발언이 노동 현장의 형평성을 위해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빈자리를 노리거나 파업을 저지하려는 사람을 뜻하는 이른바 ‘스캡(scab)’ 같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스캡은 전면파업, 동맹파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파업을 저지, 깨뜨리려는 노조원을 일컫는 말이다.
스리니바스는 X에서 퍼플렉시티가 NYT에 구체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스리니바스 CEO는 테크크런치의 논평 요청에 “(NYT) 기자나 엔지니어를 AI로 ‘대체’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트래픽이 몰리는 날에 기술 인프라를 지공하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최근 이 회사는 선거 정보 허브와 관련 맵을 공개한 바 있다.
NYT는 파업이 장기화해도 보도에는 지장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대선 당일인 5일까지 파업이 이어지면 온라인판의 그래픽이나 데이터 업데이트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NYT가 스리니바스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두 회사 사이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NYT는 지난달 퍼플렉시티 측에 AI 모델이 사용하는 기사를 스크랩하는 것을 중단하라는 서한을 보냈다.
한편, ‘NYT 테크 길드’는 올해 3분기에만 회사 순이익이 20% 늘어났지만, 처우가 그에 맞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노사는 이미 2년간 협상을 하고 있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경영진의 일방적 해고 조건을 제한하는 요건과 임금 격차 시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전면적인 재택근무 여건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일주일에 2일은 사무실 출근해야 하는 기존 근무 형태를 고수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테크 길드 소속 직원들의 평균 연봉(급여·보너스·스톡옵션 포함)은 19만 달러(약 2억 6185만 원). NYT 기자 평균보다 4만 달러 많다. 다만 엔지니어 등 일부 직원의 경우 고액 연봉을 받던 빅테크에서 데려온 IT 인재가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