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韓성장률 2.9% '선방'…이번엔 가시밭길 우려 [트럼프 2기]

입력 2024-11-07 11:0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2021년 1월 20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날 백악관을 떠난 트럼프 부부가 플로리다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으로 향하기 위해 앤드류스 공군기지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트럼프와 멜라니아의 상반된 표정이 눈길을 끈다. (AP/뉴시스)

'미ㆍ중 무역전쟁 본격화' 2019년 韓성장률 2.3%로 뚝
내년 1월 출범 트럼프 2기 자국우선주의 더 심해질 듯

트럼프 1기 미 행정부(2017년 1월~2021년 1월)는 문재인 정부 집권기(2017년 5월~2022년 5월)와 궤를 같이 한다.

당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정부 정책의 실질적인 영향을 받은 기간 동안의 한국 경제 성장률은 2.96%를 기록해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앞으로다. 저성장에 머물고 있는 윤석열 정부 중반기에 들어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종전보다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펼칠 가능성 커 한국 경제에 험로가 예상된다.

7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트럼프 1기 정부가 공식 출범한 2017년 우리나라의 실질 경제 성장률은 3.4%를 기록했다.

이후 2018년엔 3.2%, 2019년 2.3%, 2020년 -0.7%, 2021년 4.6%의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경제가 휘청했던 2020년과 바이든 미 행정부 집권이 시작된 2021년을 제외하면 2017~2019년이 한국 경제가 트럼프 1기 정부의 실질적인 영향을 받은 시기로 볼 수 있다. 해당 기간의 한국 연평균 성장률은 2.96%다.

주목해볼 시기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2.9%) 이후 4년 만에 2%대 성장률을 기록한 2019년이다.

2019년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된 시기였다. 당시 자국우선주의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트럼프 정부는 자국이 최대 무역적자를 보고 있는 중국의 수입품 818종에 관세 폭탄(25%)을 때렸다. 중국도 미국산 농산품, 자동차, 수산물 등에 25% 보복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의 무역전쟁이 시작됐다. 당시 우리나라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관세 폭탄은 우리나라의 대(對)중국 수출 위축 요인이 됐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ㆍ무역흑자국이었다.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우리 수출도 휘청거리는 구조인 것이다.

2019년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이 발효된 때이기도 하다. 2017년 트럼프 정부는 양국 FTA가 미국만 손해(무역적자)를 보는 끔직한 협정이라며 우리 정부에 개정 협상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여파로 2019년 우리나라 수출액은 전년보다 10.3% 줄어든 5242억 달러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 수출이 감소한 것은 2016년(-5.9%) 이후 3년 만이다.

다만 2017~2019년 한국이 기록한 2.96%의 성장률은 같은 기간 세계 경제성장률(3.1%)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선진국 기준으론 높은 성장세라는 점에서 나름 선방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앞으로다. 내년 1월 트럼프 2기 정부를 맞이할 윤석열 정부로서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2%초반 성장률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2기 정부가 종전보다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 정책을 내세우면 2019년때 처럼 수출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자국 산업 우선주의를 비롯해 대중국 견제 강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보조금 폐지·축소, 관세 인상 등을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