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으로 시작한 TSMC, 파운드리 1위 된 비결은 ‘파격적인 법인세 감면’

입력 2024-11-1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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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소부장미래포럼 개최
왕수봉 아주대 교수 ‘TSMC 성공 비결은’ 강연

▲왕수봉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가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제8회 소부장미래포럼’에서 ‘아시아 시총 1위 TSMC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 중이다. (이수진 기자)

대만의 반도체회사 TSMC는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약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TSMC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위해 우리 정부도 직접 보조금과 생태계 조성 등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소부장미래포럼은 15일 서울 양재 엘타워에서 ‘제8회 소부장미래포럼’을 열고 지속 가능한 소부장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소부장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학계, 연구기관 관계자 수십 명이 참석했다.

대만 국적인 왕수봉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아시아 시총 1위 TSMC의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왕 교수는 기업의 재무금융 분야 전문가이며 대만 반도체 산업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TSMC는 1980년대 후반 자본금 2억 달러(약 2800억 원)로 시작된 회사다. IC설계 기업을 운영하던 대만인들은 칩을 생산해줄 공장이 필요했고, 공장 설립을 정부에 요청했다.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모리스 창은 대만으로 돌아와 파운드리 회사 TSMC를 설립했다.

1989년 인텔을 첫 고객으로 칩 생산을 시작한 TSMC는 1990년 이후 단 한 번의 손실도 기록하지 않았다. 이후 애플과 퀄컴, AMD, 브로드컴, 엔비디아 등 글로벌 테크‧정보통신(IT)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며 현재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전세계 기업 시가총액 9위를 유지하고 있다.

왕 교수는 지난해 1월에 통과된 ‘대만 반도체 지원법’과 관련해 “유효세율이 지난해 12%, 올해 15% 이내인 기업에 적용되는데,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TSMC 등 대기업”이라며 “중소기업에도 지원이 있는데 연구개발비의 25%, 그리고 첨단 제조 장비 구입비의 5%를 해당연도 법인세에서 감면해주는 것으로 매우 큰 금액이다. (정부 지원 가운데) 혁신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이 법안을 통해 기업들이 연간 300억 대만 달러(NTD)의 세금을 절감할 수 있다고 봤다. 이는 약 1조2000억 원에 달한다.

▲소부장미래포럼이 15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제8회 소부장미래포럼’을 개최했다. (이수진 기자)

대만 반도체 지원법은 또한 중소기업 가운데 28나노(㎚) 이하 공정기술을 개발하는 업체들에 대한 지원도 포함한다. 대만 정부는 올해부터 2033년까지 총 3000억 대만 달러(약 12조6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대만 기업이 연구개발(R&D) 등에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유보 이익이다. 왕 교수는 “한국과 달리 대만 기업은 유보 이익을 쌓으면 정부가 세금을 매긴다. 이익을 모아두기 어렵다”며 “대만 기업의 유보 이익은 지속적으로 투자를 하거나 배당금을 많이 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정부는 6월 17조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 프로그램을 포함한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추진안’을 발표한 바 있다.

왕 교수는 “대출도 중요하지만, 정부는 이보다 더 직접적으로 해줄 수 있는 게 없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직접 보조금 등 전폭적인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 밖에도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를 조성할 때 인프라도 함께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 교수는 “집은 서울에 있는데 직장은 용인에 있는 현상이 나타나면 도시 활성화에 큰 기여도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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