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에 K푸드 수출 제동 우려…"수출 다변화로 美 의존도 줄여야"

입력 2024-11-1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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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가 백악관 재입성에 성공하면서 전 세계 중 K-푸드 인기가 가장 높은 대(對)미국 농식품 수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보다 강력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미국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농식품에 대한 고관세 부과와 검역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0월 누적 우리나라의 대미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2.1% 늘어난 13억66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농식품 수출액(81억8500만 달러)의 약 16%에 달하는 비중이다. 지역별로는 아세안(19%) 다음으로 두 번째로 높은 수출 비중이지만 개별 국가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비중이다. 전 세계 중 미국에서의 K-푸드 인기가 최고라는 것을 의미한다.

대미 농식품 수출 호조는 현지에서 건강식과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즉석밥, 냉동 김밥 등 쌀가공식품과 라면 등의 수요가 크게 확대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미국으로의 쌀가공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55.9% 늘어난 1억4460만 달러로 전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라면의 경우 전년보다 65% 늘어난 1억8000만 달러로 중국(2억1000만 달러) 다음으로 수출액이 두 번째로 많다.

우려스러운 점은 무역 상대국에 고관세 부과를 단단히 벼르고 있는 트럼프 2기 정부가 내년 1월 출범하면 대미 농식품 수출 고공행진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모든 수입품에 10~20%의 보편적 관세를, 중국산 제품에는 60%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언한 바 있다.

여기에는 한국의 농식품도 포함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미 농식품 수출액이 증대될수록 미국으로서는 수입액이 그만큼 늘어 무역 적자를 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정부는 그동안 대미 수출에 무역흑자를 기록해 온 국가들에 대한 양자 간 협상을 통해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을 적극적으로 도모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의 일환으로 대미 수출 농식품에 관세가 부과·인상된다면 미국 시장 내 한국산 수출 농식품과 국내산(미국산) 농식품과의 가격경쟁에 있어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으로의 농식품 수출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고관세로 인한 한국산 농식품 가격경쟁력 약화는 대미 수출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농식품의 대미 수출 통관도 더 까다로워질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미국은 우리 농식품 수출에 있어서 통관 문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다.

연구원은 "가격경쟁력 약화에 따른 수출물량 감소와 대비 수출의 통관 및 검역 단계에 대한 관리 강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나아가 농식품 수출 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유럽 및 동남아시아 등에서 수출운동장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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