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 가동 후 공시 19건…기업 참여 유인 여전히 물음표[밸류업지수 한달①]
‘자금 유입’ 지수 효과에도 반응 ‘미지근’
대기업 소극 참여·종목 구성 논란에 의욕↓
기업들의 밸류업(가치 제고) 참여를 끌어낼 것으로 기대했던 코리아 밸류업 지수(밸류업 지수)가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로 전락할 판이다. 기업의 자발적 노력을 끌어 낼 강력한 유인책은 부족하고, 각 상장사의 자율성을 강조하면서 기업들이 꿈쩍도 하지 않은 것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상장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2467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중 현재 밸류업 본 공시나 안내 공시에 참여한 기업은 71개사(2.9%)이다. 실제 기업가치 제고계획, 즉 본 공시를 올린 기업(38개사)은 1.5%에 불과하다.
9월 24일 밸류업 지수가 발표된 후에도 기업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지수 발표 후 새롭게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를 올린 곳은 45곳이다. 이중 본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공개한 기업이 32개사이고 13개사는 밸류업 방안을 수립해 나중에 공시하겠다는 ‘안내 공시’를 올렸다.
특히 대기업의 참여가 여전히 소극적이다. 10대 그룹 중 밸류업 공시를 공개한 곳은 LG와 신세계 등 절반뿐이다. 유가증권시장 시총의 2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의 밸류업 계획은 깜깜무소식이다.
밸류업 지수란 기업가치 제고에 노력한 기업을 모아 만든 지수로 시가총액 400위 이내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사 100종목으로 구성됐다. 거래소는 밸류업 프로그램 참여 독려를 위해 공시에 참여하는 기업에 지수 편입 시 특례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수가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벤치마크로 활용하거나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출시에 활용돼 구성 종목들에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수에 편입되는 특례에도 상장사들의 참여가 부진한 이유는 뭘까.
우선 지수자체에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시장에서는 종목 구성을 두고 생긴 형평성·공정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주주환원 정책에 가정 적극적이던 KB금융지주·하나금융지주가 지수에 들지 못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수익성(2년 합산 흑자)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던 SK하이닉스는 포함됐다. 이에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밸류업지수 발표 직후 기관 고객 대상으로 공개한 투자 노트에서 “(거래소가 발표한) 종목 100개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비판했다 .
야당은 밸류업 정책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정부·여당의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요구를 수용하면서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뿐만 아니라 일반 주주까지 확대하는 상법 개정을 요구했다.
기업들이 바라는 상속세 완화(최고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