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어린이 3명 중 1명은 편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나 식생활 습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정경미 교수팀이 삼성서울병원 및 상계 백병원 소아과 외래에 내원한 아동 379명 및 서울·경기지역에 거주하는 만 1세에서 12세에 해당하는 아동의 부모 417명 등 총 796명을 대상으로 아동의 섭취문제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편식 등 섭취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한국형 아동 섭취행동 검사(Children’ Eating Behavior Inventory)를 실시한 결과 부모들이 가장 빈번하게 보고한 섭취문제는 편식(81.7%)이었고, 그 밖의 문제로는 지나치게 긴 식사시간(43.1%), 문제행동(28.1%), 씹기 문제(24.5%), 음식 거부(18%), 되새김질이나 토함(17.1%) 등이 보고됐다.
섭취문제를 보이는 아동의 절반 이상은 한 가지 이상의 식사 중 문제행동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52.3%), 섭취문제가 있는 아동에게 문제 행동이 빈번했다. 식사 중 가장 많이 나타난 문제행동은 고개 돌리기(22.0%)였으며, 뱉기(17.1%), 음식으로 장난치기(15.9%), 구역질(15.7%), 도망가기(1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아동이 섭취 시 문제행동을 보일 경우 부모의 대처행동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방법은 어르고 달래기(34%)였으며, 이외에 강제로 먹이기(16%), 혼내기(15.2%), 먹고 싶어 할 때만 먹이기(15.1%), 수시로 먹이기(11.8%) 등으로 나타나 주로 역기능적인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섭취문제를 보이는 아동의 부모 중 약 6.2% 만이 현재 아동의 섭취에 만족하며, 40.0% 가 아동의 섭취문제로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보고했다.
부모의 스트레스 정도는 특히 아동의 나이가 어릴수록 높았다. 아동의 섭취문제가 저절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한 부모는 21.5% 였고, 이와 관련된 치료 (34.7%)나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19.5%)하다고 응답한 부모가 많아 부모교육과 효과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제공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이번 조사를 주도한 정경미 교수는 "아동기 섭취문제는 아동기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흔한 문제로 많은 경우 성장과 함께 감소할 수 있지만, 잘못된 대처방식으로 섭취문제가 악화될 수 있어 구체적인 섭식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섭식문제가 심하지 않은 경우엔 간단한 교육만으로도 아동의 섭식문제를 줄이고 부모의 스트레스를 낮출 수 있다"며 소아과 의료진 및 아동을 현장에서 보는 여러 치료사들이 이 방법들에 대해 숙지하고 일선에서 부모들을 교육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