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창업보다 더욱 세심한 점검과 배려가 필요
경기가 호전될 거라는 전망과 달리 특히 최근 자영업 수가 큰 폭으로 하락하는 등 창업시장의 상황은 더 얼어붙고 있는 양상이다. 이러한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대부분 외식업체들이 매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실제로 기존에 이미 창업을 한 자영업자들 중에는 업종변환을 시도하거나 매출상승을 위해 매장 리모델링을 고려하는 등 불황을 뚫기 위한 방안에 골몰하고 있는 모습이다.
김 사장이 예전 점포를 뜯어내고 공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주위에선 극구 말렸다. ‘왜 사서 모험을 하냐’고 했던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사장이 홍합이야기로 최종 업종변경을 한 이유는 바로 매장운영의 용이성, 노동력의 절감, 그리고 본사에 대한 신뢰 때문이었다.
김 사장은 “홍합이야기는 예전 업종에 비해 노동력이 훨씬 수월해졌음에도 매출은 몇 배 높았다는 점이 큰 메리트로 작용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본사의 가맹점에 대한 다양한 지원 방침과 창업 절차상 배려한 점들이 큰 신뢰감과 확신을 갖게 해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김 사장은 평일 매출이 200만원을 웃도는 대박행진으로 업종변경한 점에 대해서 대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이 같은 인기 비결에 대해 “홍합전문 선술포차라는 아이템의 특이성이 한몫하는 것 같다” 며 홍합이야기만의 메뉴 차별성과 편안한 분위기를 인기 요인의 하나로 꼽았다.
한편 ‘비어캐빈’ 이수역점 이상희(38) 사장은 같은 자리에서 치킨호프점을 두 달간 운영한 후 업종을 전환했다. 이 사장이 운영하던 치킨호프 점포가 위치해 있는 상권은 유독 치킨가게들이 많았던 것.
이 사장은 “가게 앞에도 대형 치킨점포가 문을 열면서 영업에 타격을 받게 돼 과감하게 업종변경을 결심했다”며 “평소 젊은 분위기의 가게를 원했었는데 그 이유도 한 몫 한 것 같다”고 업종전환 배경을 설명했다.
이 사장이 비어캐빈을 선택한 것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그만큼 브랜드에 대한 믿음과 확신을 받았기 때문이다. 창업을 준비하기 전에 가졌던 불안한 부분들을 본사가 세심한 배려로 불식시켜줬던 것. 그는 이어“창업을 두려워하는 여성분들에게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비어캐빈은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많은 단골고객을 내세워 동종 업종 브랜드 매장 중 매출액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도심속의 아늑한 쉼터’라는 슬로건 아래 만들어진 인테리어는 전문가에 의해 설계돼 효율적이고 아늑한 공간으로 일상에 지친 고객들에게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손님들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짬뽕늬우스' 서울대입구역점 안병호 사장(58)의 얼굴에도 매일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원래 돈가스·우동 전문점을 운영했던 안 사장은 저조한 매출에 9월 초 과감히 업종을 전환했다.
안 사장은 짬뽕늬우스가 냉장 상태의 수타면만 사용해 쫄깃쫄깃한 식감을 최대로 살렸다는 점에서 일반 중국음식점과 차별화 된다고 봤다. 여기에 자연 식자재만 사용하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짬뽕늬우스 매장에는 평일에는 300명, 주말에는 무려 500명의 손님이 찾아온다. 실평수 59.4㎡(18평)에 40석 규모의 작은 매장임에도 손님수만 따지면 대형 음식점 못지 않다.
이곳의 주력 메뉴는 3단계로 매운 맛을 구분한 짬뽕이다. 기본 짬뽕과 지옥짬뽕, 남자의 짬뽕 순서로 매운맛이 점점 강해지며 청양고추만 사용해 감칠맛을 살렸다.
한국창업경영연구소 이상헌 소장은 “업종변경을 포함한 ‘리모델링 창업’은 불황을 이기는 전략이다”라며 “하지만 제2의 창업을 준비하는 절차는 신규창업보다 더욱 세심한 점검과 배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먼저 매장 주변의 업종조사 및 일련의 분석자료를 토대로 변경할 업종을 결정”해야 하며 “정부기관에서 지원하는 업종변경 및 운영지원자금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