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 구축…국내 첫 상생경영위원회 구성
SK그룹은 IBK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조성한 1200억원의 상생펀드 가운데 528억원이 99개 중소 협력업체에 지원했다. 연말을 앞두고 자금 수요가 많은 협력업체들이 저리로 평균 4억8000만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상생펀드는 SK그룹과 IBK기업은행이 지난 6월 중소 협력업체들에게 최대 5억원, 최고 2.34%까지 이자율을 인하해 자금을 지원해 주기 위해 조성한 자금이다. SK그룹과 IBK기업은행이 각각 600억원씩 모두 1200억원을 출연했다.
실제로 SK텔레콤 협력업체인 네오엠텍은 최근 SK상생펀드로 부터 3억4000만원을 지원받았다. IT 서비스 플랫폼 개발 전문업체인 네오엠텍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금회전이 안돼 어려움을 겪었으나 이번 자금 지원으로 숨통이 트게 됐다.
네오엠텍 관계자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중소 협력업체에게는 자금 유동성이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문제"라면서 "가뭄에 단비 같은 역할을 한 SK 상생펀드가 다른 기업으로 확대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SK그룹은 상생경영을 통해 중소 협력업체와 행복날개를 펼치고 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전체 협력업체를 위한 그룹 단위 상생경영 시스템을 만들었다.
이를 위해 SK그룹은 그룹 단위의 상생경영을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최창원 SK케미칼 부회장을 위원장으로 한 'SK상생경영위원회'를 지난 6월 신설했다.
SK그룹은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공정위가 제시한 ▲공정한 계약 체결 ▲공정한 협력업체 선정·운용 ▲불공정한 거래의 사전 예방 등 3대 가이드라인을 상생경영의 주요한 원칙으로 채택했다.
또한 상생경영이 1차 협력업체 뿐 아니라 2·3차 협력업체에도 선순환적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SK그룹의 1차 협력업체에 대해 2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의무를 명문화했다. 이에 따라 상생경영의 파급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SK그룹의 설명이다.
즉, 상생경영시스템화를 통해 SK에너지·SK텔레콤·SK네트웍스 등 16개 전 계열사에서 자금지원과 교육, 기슬 등을 1차 협력업체 5679개사에 지원하면 상생협력 의무화 조항으로 2차 협력업체 3만8650개사에 대한 지원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이후 이러한 상생문화가 확산돼 3차 협력업체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SK그룹으로 다시 그 효과가 되돌아오는 선순환 구조가 되는 것이다.
한편 SK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은 연말을 앞두고 SK 상생펀드와 별도로 자금이 필요한 중소 협력업체들에 대한 재정지원에 나섰다. 직원들의 급여 및 상여금, 월말 결제 대금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협력업체들을 파악해 자금을 지원키로 한 것이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구매 대금을 선지급하거나 구매대금중 선급금 및 중도금 비중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중소협력업체의 자금난을 덜어줄 계획이다. 일단 사업부서별로 자금난이 있는 업체를 추전받는 동시에 기존에 운영중인 자금 지원 상담센터의 기능을 강화해 직접 협력업체를 방문, 자금난을 파악한 뒤 재정지원을 하기로 했다.
SK 관계자는 "SK그룹은 상생펀드 조성 외에도 그동안 SK상생인턴십 프로그램, SK 상생아카데미 시행 등 다양한 상생경영을 해왔다"면서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행복동반자 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다양한 상생의 길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SK그룹은 협력업체 임직원 교육에도 적극적이다. 협력업체 최고경영자(CEO)를 교육하는 CEO세미나 참석 대상자 수가 종전 300명에서 400명으로 늘어나고 협력업체 중간관리자를 교육하는 상생MDP 프로그램 참석 대상자 수도 종전 100명에서 150명으로 늘어났다. 따라서 협력업체의 본질적인 경쟁력이 양적·질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 임직원들이 온라인을 통해 각종 경영·경제 관련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이러닝(e-Learning) 대상자 수도 2만명에서 2만3000명으로 확대된다.
SK그룹은 우수한 2·3차 협력업체에 대한 SK상생아카데미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협력업체를 선정·등록 또는 평가할 때 2차 협력업체와의 상생협력 우수업체는 우대해 나갈 방침이다.
SK그룹 각 계열사들은 업종과 협력업체의 현실을 감안한 구체적인 지원프로그램을 제도화했다.
대금지급조건과 관련해 SK에너지, SK텔레콤 등을 포함한 10여개 계열사가 100% 현금결제 조건을 준수하고 SK㈜, SKC 등 5개 계열사는 대금지급 일정을 개선하는 한편 현금결제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또한 SK텔레콤, SK케미칼, SK건설은 우수한 협력업체에 대해 이행보증보험증권 제출 면제, 경쟁입찰 참가 우선권 등의 구매우대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기술개발을 위해 협력업체들이 상시적으로 기술 아이디어를 제안·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