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11개 계열사 지분 보유해 지배구조 정점...롯데쇼핑, 유통관련 계열사 지분 보유 그룹내 영향력 행사
자산 48조9000억원, 54개 계열사를 거느린 롯데그룹은(2009년 4월 공정위 발표 기준) 공기업과 민영화 된 공기업을 제외하면 재계 5위에 랭크되어 있으며 국내 유통산업에서도 절대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그동안 보수적인 경영을 하는 대표적인 곳으로 평가됐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경영전면에 나선 2004년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롯데그룹은 '2018년 매출 200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발표, 신 부회장의 공격경영에 발맞추기 위해 각 계열사들이 매년 20% 이상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 구축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룹 후계구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라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당초 일본 롯데는 장남인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이, 한국 롯데는 신동빈 부회장이 이끌어 갈 것으로 예상됐지만, 형제간의 보유지분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이 후계구도에 언제든지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 잇따라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이 계열사 보유지분을 처분하면서 복지사업에 몰두,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 자연스럽게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크게 ▲식품 ▲유통 ▲석유화학 등 3개 업종을 주력으로, 롯데제과, 롯데삼강, 롯데칠성음료, 롯데쇼핑, 롯데미도파, 호남석유화학, 케이피케미칼 등 7개 상장사와 호텔롯데를 포함한 나머지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가운데 호텔롯데는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으로 총 11개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 9.58%를 포함해 ▲롯데손해보험(27.7%) ▲롯데상사(34.6%) ▲롯데물산(30.9%) 등 식품과 유통, 금융 부문의 계열사에 모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만한 지분을 보유 중이다.
호텔롯데 지분은 대부분 신동주 일본롯데 부사장의 일본 롯데홀딩스가 19.2%의 보유지분으로 최대주주 자격을 지니고 있으며, 이외에도 일본 광윤사 5.80%, 일본패미리 2.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은 대흥기획(30%)과 우리홈쇼핑(53%), 롯데카드(92.5%), 코리아세븐(50.1%), 롯데닷컴(34.4%) 등 유통관련 계열사의 지분 보유를 통해 그룹 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신동빈 부회장이 14.59%로 최대주주이며, 형인 신동주 부회장도 14.68%, 신영자 롯데쇼핑 부사장 0.79%, 신격호 회장 1.01% 등 오너 일가가 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계열사를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다시 호텔롯데가 롯데쇼핑을 지배하고 있어 그룹계열사 대부분이 호텔롯데의 영향력 아래 있다.
◆ 신격호 회장 잇단 신변 정리... 후계구도 잡히나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신변이 잇따라 정리되면서 후계구도가 확실하게 정리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롯데 사장에서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어 두 아들인 동주ㆍ동빈 일본롯데 부사장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신 회장은 이외에도 지난해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면서 ‘롯데삼동복지재단’을 설립, 사회복지사업에 좀 더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형인 신동주 부회장은 한국 롯데그룹 계열사 가운데 ▲롯데쇼핑(14.68%) ▲롯데제과(3.48%) ▲롯데칠성(1.93%) 등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동빈 부회장은 ▲롯데쇼핑(14.59%) ▲롯데제과(4.88%) ▲롯데칠성(5.10%) ▲롯데삼강(1.93%) 등을 보유해 격차가 많지 않다.
비록 그룹 주력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분을 동생인 신동빈 부회장이 0.01%더 가지고 있어 한국롯데그룹은 신동빈 부회장이 물려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실질적인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인 호텔롯데를 장악하고 있는 사람은 신동주 부회장이라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더욱이 신격호 회장은 지난해부터 사회복지사업을 확대하면서 은퇴설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한국과 일본 2개국에 걸쳐 있는 유통왕국 '롯데'호를 이끌어 갈 차기 선장이 누가 될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외시장 개척 등 공격경영 강화
롯데그룹은 올해 해외시장 개척과 브랜드 경영 강화 등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예정이다.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제2롯데월드'의 착공이 2010년 상반기 중에 이뤄진다. 123층으로 설계가 변경된 '제2 롯데월드'는 서울시의 건축심의가 끝나는 대로 착공한다는 방침이다.
그룹의 주력 사업부문인 유통부문은 신규 출점과 함께 적극적인 해외시장 공략에 나선다.롯데백화점은 오는 2011년 중국 텐진점 완공을 위해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며, 롯데마트도 중국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서 30여개의 점포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국내에서도 청량리 역사점과 대구 율하 아웃렛점을 개점하는 등 확장경영을 한다는 방침이다. 롯데홈쇼핑도 내년 하반기에는 동남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타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최근 매물로 나온 GS마트와 백화점 인수전에도 뛰어드는 등 적극적인 M&A로 사세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롯데제과는 베트남 공장이 본격적인 생산체제로 돌입하고, 상반기 예정인 인도 현지공장이 완공되는 대로 해외생산체제로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주요사업으로 염두에 두고 있는 석유화학부문도 해외진출과 유화계열사 통합이라는 두 가지 과제 달성에 나선다.
우선 호남석유화학은 그룹 유화계열사인 KP케미칼과의 합병 작업을 내년에 재추진할 계획이며, 합병이 마무리되면 M&A 등 신사업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에 진출한 지역 외에도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등 새로운 지역으로의 진출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은 '2010년 신년사'를 통해 "그동안 중국, 러시아, 인도, 인도네시아 등 시장을 넓혔지만 이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며 "더욱 도전적인 자세로 중동,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까지 새 시장을 찾아 나서야 한다"고 주문해 향후 롯데의 글로벌 경영이 확대될 것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