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투자자 '사자', 해외투자자 '팔자'
증시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하락세를 기록하자 국내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형 펀드로 자금을 넣는 반면, 한국관련 펀드로는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환매에 치중하던 국내투자자들은 최근 증시 급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지만 오히려 지난해 대규모 자금 집행으로 고수익을 거둔 한국관련 펀드들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일 국내 주식형펀드에 91억원(ETF 제외)이 순유입되면서 9일째 자금 순유입이 지속됐다.
지난해 6월 16일~7월 1일 12일 연속 유입 이후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최근 9일 동안 국내 주식형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5947억원이다.
반면, 한국관련 펀드로는 3주 연속으로 자금이 순유출됐다.
이머징 포트폴리오가 집계한 주간 주식형 펀드 플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2월4일~2월10일)한국관련 펀드로 총 32억9615만달러가 순유출됐다.
한국관련 펀드로 지난 1월 20일까지 11주 연속 순유입됐으나 1월27일 순유출로 반전된 이후 지난주에는 16억달러로 유출 규모가 확대됐고 지난주에는 순유출 규모가 두 배로 확대됐다.
국가별로는 범중국 펀드와 대만 펀드로 자금이 순유입됐고 대부분의 아시아 지역 펀드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갔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펀드애널리스트는 “순수 한국투자펀드의 경우엔 약 2주 정도 순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신흥시장에 대한 그동안의 쏠림 현상이 균형을 잡아가는 과정으로 추세의 전환을 판단하기에는 이르지만 순유출 반전에는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악재들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엔 9일 연속 순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데 유입 강도는 다소 약해질 수 있지만 유입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1600선이 붕괴된 상황에서 추가적으로 조정을 보이거나 지지부진한 기간 조정이 이뤄진다면 펀드 가입 시기는 오히려 늦춰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증권 오온수 펀드애널리스트는 “최대 글로벌 펀드 시장 전체적으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다”며 “아직까진 환매 규모는 크지 않고, 추세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엔 지수가 하락하면서 유입보다 환매가 줄어들면서 순유입을 기록하고 있는데 단기적 현 지수대에선 추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1700선에선 또 다시 환매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양증권 김후정 연구원은 “한국관련펀드로 3주 연속 자금이 빠져 나가고 있다”며 “특히 최근 들어 그 규모도 더 커지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글로벌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되면서 자금 흐름이 나빠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가 없자 지수 하락을 기회로 삼아 펀드 가입을 하고 있지만 시장을 주도해 왔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수급에 변화가 있는 만큼 다소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