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시부트라민 판매유지 결정에 ‘안도의 한숨‘

입력 2010-07-20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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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청, 퇴출 대신 사후관리 강화 선택..시장 성장성은 의문

최근 안전성 논란이 꾸준히 제기됐던 비만약 시부트라민 성분에 대해 식약청이 퇴출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허가요건을 강화하는 선에서 판매를 허가하기로 결론지으면서 제약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

하지만 퇴출이란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을 정부가 인정하고 있어 시장의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식약청은 20일 비만치료제인 시부트라민의 국내 시판을 유지하는 대신 시부트라민을 포함한 비향정 비만치료제 전반에 걸쳐 시판후 안전관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전날 열린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이하 약심)에서는 안전성·유효성 등을 종합해볼 때 시부트라민이 대체약물인 향정신성 치료제 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데 견해가 모아졌다.

이는 판매중단을 결정한 EMA(유럽의약품청)과 해당제품에 경고문만을 부착한 채 최종결론을 유보한 FDA(미국식품의약국)와의 중간적 성격에 해당되는 조치로 보여진다.

앞서 식약청은 EMA등의 결정을 참고로 지난 1월에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에 대해서 심혈관계 부작용 우려가 있다며 처방, 조제 자제를 당부한데 이어 2월에는 심장박동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거나 치료 시작 후 3~6개월 내 체중이 줄어들지 않으면 투여를 중단할 것을 권고하는 안전성 서한을 배포했다.

또 지난 3월에는 1년 이상 사용을 금하고 65세 이상 및 16세 미만에 대해서도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시부트라민 제제의 허가사항을 변경한 바 있다.

국내 비만약 시장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이중 시부트라민 제제는 한해 500억원이 처방될 정도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동안 ‘리덕틸’로 대표되는 시부트라민 성분은 식욕억제 효과가 뛰어나다는 이유와 상대적으로 장기복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펜디메트라진', '펜터민'이나 지방을 배출하는 '제니칼' 보다 더 많이 처방돼 왔다.

현재 국내에서 시부트라민 성분이 든 비만약은 오리지널 제품인 애보트의 ‘리덕틸’을 비롯해 한미약품 ‘슬리머’, CJ제일제당 '디아트라민', 유한양행 '리덕타민', 동아제약 '슈랑커', 종근당 '실크라민, 대웅제약 '엔비유' 등 50여개 품목이 출시돼 있다.

제약업계는 판매금지에 따른 시장 붕괴는 막았지만 암초들이 곳곳에 산재돼 있어 환영과 우울함의 분위기를 동시에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허가된 비만도(체질량지수) 기준 외 환자에 대한 처방·사용과 식욕억제제간(시부트라민+향정 또는 향정+향정) 병용 처방·사용이 엄격히 금지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의료진등을 대상으로 비만치료제 처방·사용 관련한 정기적인 지도·점검과 안전성서한 재배포도 예정돼 있다.

아울러 정부는 새로운 부작용 증거가 수집되면 추가 안전조치에 대해 재논의한다는 입장이어서 제약업계는 이번 발표로 마음만 놓고 있을 수는 없는 입장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건당국이 합리적인 결론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부작용 우려가 여전히 상존해 있는 만큼 과거처럼 지속적인 시장의 성장은 예단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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