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물가 등 서민 경제 어려움 여전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대비 7.2%의 높은 성장을 기록한 것은 대기업의 수출 증가가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나라 경제 성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수출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고 있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우리나라의 세계 수출 순위는 지난해 9위에서 7위로 2계단 뛰어올랐다.
8월 수출입동향에서 8월 우리나라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29.6% 증가한 375억2900만달러, 수입은 29.3% 늘어난 354억5200만달러로 잠정 집계돼 무역수지가 20억77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7개월 연속 흑자다.
하지만 반도체 자동차 등 주력 수출품의 수출 증가에 따른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주도하는 이 같은 성장과 달리 서민 경제와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눈부신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7월 실업률, 청년실업률은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던 전년 같은 달과 비교해 변화가 없다.
정부 관계자는 경기 회복으로 구직 활동이 늘면서 실업률이 늘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고용 없는 성장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장비 투자의 비중이 높은 첨단산업 분야는 고용 유발이 적을 수밖에 없다. 해외 설비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고용 없는 성장의 한 요인이다.
여기에 사교육비 증가와 여전히 높은 주거비용 부담이 더해지면서 서민경제는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주택담보대출로 대표되는 가계부채는 700조원이 넘어선 상태다. 한 가구당 평균 8000만원의 부채를 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2분기 가구당 평균 월 이자부담은 7만7000원에 달해 이자비용과 소득 대비 이자비용 비율이 통계를 조사한 200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보육과 사교육 부담으로 출산률은 여전히 낮다. 출산통계에 따르면 2009년 출생아수는 44만5000명으로 전년 46만5892명에 비해 -4.5%인 2만1043명이 줄어 2년째 감소했다.
중산층의 한 축을 이루는 자영업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06년 613만5000명이던 자영업자는 2009년 571만1000명, 올해 2분기 569만6000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서민들은 퇴직 연령은 짧아지고 기대수명은 늘어나면서 불안감이 커지면서 맘 놓고 소비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물가 상승도 서민들에게는 부담이다. 8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대비 2.6% 상승하는데 그쳤지만 장바구니 물가에 가까운 신선식품지수는 20% 오르면서 농축수산물이 전년동월대비 8.9% 상승하며 서민들의 식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
공공요금이 오르면서 앞으로 물가상승 압력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모두 대기업 위주의 2분기 7.2%라는 성장이 서민 경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게 만드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