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실사 완료…이달중 최종 결정
호주 ANZ(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은행이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놓고 최종 결정만을 남겨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외환은행의 가격을 놓고 론스타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실제 이사회 결정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5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ANZ은행은 외환은행의 실사를 사실상 마치고 외환은행에 추가 자료를 요청했다. ANZ은행은 추가 자료를 검토한 뒤 이달 중 외환은행 인수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ANZ가 추가자료를 검토하고 론스타와 외환은행의 가격에 대한 합의가 끝나면 이달 중 인수 의사를 밝히게 되고 론스타와 본계약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들어간다. 하지만 ANZ은행이 기존 론스타와 합의를 이루지 못했던 외환은행 가격을 놓고 긍정적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ANZ은행의 이번 실사는 론스타가 제시한 주당 1만5000원 이상(총 5조원 안팎)의 외환은행 가격이 합당한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한 작업이었던 만큼 론스타가 기존 입장을 버리지 않은 이상 합의가 어렵기 때문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ANZ은행과 론스타가 가격을 제외한 M&A 의지를 서로 확인했지만 가격에 대한 입장 차이가 가장 큰 걸림돌 이었다”며“론스타가 주당 1만원 안팎(총 3조원대)이라는 제시가격에 합의해 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론스타가 배당수익으로 투자수익을 모두 거둬들였다고 하지만 PEF(사모투자펀드)를 구성하는 LP(투자자, 유한책임사원)들에게 일정의 수익률을 올려줘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주당 1만원 안팎대의 가격이라면 LP들에게 돌려줘야 할 수익 규모에 못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ANZ은행도 무리하게 외환은행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의견도 많다. 중국과 동남아 은행들 중 투자가치가 있는 은행들이 저렴한 매물로 많이 나와있기 때문이다. ANZ은행이 인도네시아 현지 은행을 인수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자 외환은행 인수 전략으로 돌아섰다고 하지만 외환은행의 가격이 비싸다고 판단할 경우에는 다른 매물로 돌아설 가능성도 크다는 설명이다.
해외 M&A 관계자는 “ANZ은행이 타깃으로 삼은 것은 외환은행뿐만이 아닌 중국과 동남아 은행들 몇몇 곳도 있다”며 “론스타와 ANZ은행의 합의가 긍정적이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은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에서도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ANZ은행 이사회가 외환은행 인수를 쉽게 통과시킬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국내 금융권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권의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부실 문제가 은행 주가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고 유럽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서 경기둔화가 우려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