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쉿! 남 모르게 모셔라”… 백화점 ‘VVIP’ 특별한 마케팅

백화점에서 상위 고객의 구매력이 높아지면서 이들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들은 불황기에도 지갑을 닫지 않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업계는 이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마케팅과 서비스를 전담하는 별도의 조직을 운영하는 등 차별화에 고심하고 있다.

◇연간 구매금액 1억 넘으면 LVVIP=롯데백화점은 명품관 에비뉴엘에 별도의 멤버십 고객, 즉 에비뉴엘 VIP, VVIP 고객을 선정해 각종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1년간 명품 구매금액이 1억이상 고객을 에비뉴엘 LVVIP(Limited Very Very Important Person)로, 5000만원 이상을 에비뉴엘 VVIP로, 2500만원 이상을 에비뉴엘 VIP 고객으로 구분한다.

이들은 별도의 에비뉴엘 멤버십 카드를 발급받고, 차별화 된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VIP 중에서도 100명 정도의 에비뉴엘 VVIP 고객들을 선정해 이들을 위한 ‘멤버스 클럽’이 따로 준비되어 있다. 여기에는 개인 비서, 스타일리스트 역할을 하는 ‘퍼스널 쇼퍼’가 상주하며 최고의 고객에 대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멤버스 클럽 고객중에서도 30 ~ 40 명 정도의 고객에게는 자신의 이름이 새겨진 개인 캐비닛이 제공되며 매 시즌 와인 및 각종 선물을 받게 된다.

또한 에비뉴엘은 수입 자동차사와 연계한 ‘타운카’ 서비스를 제공한다. VVIP고객을 대상으로 예약제로 운영되며 고객의 집에서 매장까지 모셔 오고 모셔다 드리는 차량 출장 서비스다. 또한 취미와 관심사가 비슷한 20명 내외의 고객을 대상으로 소규모 클래스를 구성하여 요리, 요가, 인테리어, 오페라, 와인 등 생활 문화 관련 강좌를 매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최상위 VIP 999명 특별관리도=신세계백화점은 구매금액별 VIP고객들을 트리니티·퍼스트 프라임·퍼스트· 아너스·로얄 등 5개 등급으로 구분한다. 최상위 VIP고객인 트리니티 고객은 금액이 아닌 최상위 999명이며, 퍼스트 프라임은 연 5000만원 이상 구매고객이다. 퍼스트는 연 3500만원 이상 구매 고객께 제공하며, 아너스는 연 2000만원, 로얄은 연 800만원 이상 구매고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1년에 2회씩 트리나티 고객을 대상으로 문화공연 초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VIP고객들은 문화와 감성에 대한 소구가 높은 편이기 때문에 신세계 본점은 최근 200억원대의 루이스 부르주아 작품을 본관 옥상공원인 트리니티 가든에 새로 설치했고 백화점 최초로 갤러리를 본점과 센텀시티 등 전국 4개 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각 점의 컨시어지들이 매달 소수의 VIP고객들만을 초대하는 문화 클래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유명 스타일리스트를 초청해 코디법을 듣거나, 와인이나 커피 전문가의 시연회, 뷰티 클래스 등 다양한 테마의 문화 클래스를 진행해 VIP고객들의 호응이 매우 높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신세계백화점 VIP가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여유로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를 고객들이 많이 할 정도로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문화 초대를 활발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VIP 사은품 오르골 모습

현대백화점은 격식보다는 고객들이 선호하는 라이프스타일에 초점을 맞춘 VVIP 초대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커뮤니티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된다. 압구정본점의 가장 큰 자랑꺼리라고 할 수 있는 옥상공원에서 보석, 시계, 가방, 모피, 웨딩드레스, 예술작품, 만년필, 안경태, 도자기, 양주, 베스파, 오르골, 구두 등 다양한 익스클루시브 상품을 한번에 모아 옥상공원에서 보여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우선 VIP 고객들이 서로 자연스럽게 만나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로 6회(매년 상반기 정기 1회 진행)를 맞이하는 에비뉴엘 골프대회가 그들만의 커뮤니티 공간이다.

AK플라자는 VIP를 플래티넘, VIP, 골드 등급으로 나누고 고객별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데 철마다 봄 꽃놀이, 가을 낙엽여행을 비롯해 골프를 좋아하는 고객들을 초청해 라운딩을 시행하면서 친목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그들만의 파티=남들과 차별화되고 싶어하는 고객의 욕구에따라 신상품 VIP초대회도 변하고있다. 과거 호텔 대관 대규모 패션쇼나 식사초대회가 한시즌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상품이벤트라고 한다면 최근의 최우수고객 초대회는 정말 소리소문도 없다. 에비뉴엘은 작년부터 에비뉴엘 럭셔리쇼핑투어라는 이름으로 해외명품브랜드와 연계를 통해 아직 국내에 한번도 공개되지 않은 리미티드 에디션을 초대고객에게 제안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때 초대되는 인원은 최고 명품 VIP 20~30명 남짓으로 파악하기 힘들며, 서울외에도 부산, 대구 등 지방 큰손 고객까지도 KTX특실 및 롯데호텔 숙식제공을 포함한 특별의전을 하며 초대하고있다. 작년에 루이뷔통, 티파니, 구찌 등 최고급 해외명품브랜드와의 진행했으며, 올해는 7월30일에 명품보석 브랜드인 ‘까르띠에’와 연계해 100명을 초대해 까르띠에 웨딩클래스를 진행하여 웨딩 트렌드 소개 및 신상품 소개를 진행했다.

현대백화점은 VIP고객을 위한 ‘톱 클래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최대 100만 포인트(약 10억원 해당) 이상 고객에게 오리엔탈 특급열차 & 크루즈 유럽일주(19일)를 제공하고 있다. 또 70만포인트(7억원 해당) 이상 고객은 대한항공 퍼스트클래스 세계일주를 제공한다.

갤러리아 백화점은 VIP고객을 구매금액대별로 VIP, SVIP, 프레스티지(PRESTIGE), 스타(STAR)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하는데‘지 프레스티지 리워드(G-Prestige Reward)’를 통해 상품권 뿐만 아니라 국내외 여행권, 크루즈, 뷰티 연간 회원권 등을 제공하며, 특히 영국, 호주, 캐나다 등 자녀들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도 제공하며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있다.

◇롯데百, 글로벌 VIP 서비스 확대에 총력=롯데백화점은 비교적 여가 시간이 자유롭고 자신을 위한 투자를 위해 여행 등을 즐기는 VIP 고객의 특성에 착안해 롯데만의 특화된 서비스 중 하나로 ‘글로벌 VIP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VIP는 세계 어디서도 VIP대접을 받아야 한다’ 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 이 계획은 중국 롯데백화점에서 시작해 유럽의 유명 백화점과의 제휴로 이어졌다. 현재는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와도 제휴를 위해 협의를 추진 중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고객 서비스를 확대함은 물론, 글로벌 유통업체로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게 백화점 측 설명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4월부터 롯데백화점 베이징점과 MVG(Most Valuable Guests, 초우량고객) 서비스 및 혜택 공유를 시행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MVG-P, A.VIP 고객은 중국 롯데백화점 베이징점의 MVG 라운지를 이용 할 수 있음은 물론 현재 주재원의 통역 서비스 등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베이징점 MVG 역시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시 MVG 라운지를 자유롭게 이용하면서 통역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한국 방문 감사품으로 전통 공예품을 받고 롯데면세점에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VIP GOLD 카드를 받을 수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 프랑스의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과도 MVG 서비스를 진행해오고 있다. 롯데백화점 MVG 고객은 1층의 VIP 살롱을 이용할 수 있으며 현지 한국부 부장으로부터 통역 및 기타 컨시어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10%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라파예트를 이용하는 아시아 VIP 고객 역시 롯데백화점 본점을 방문시 라운지이용, 방문감사품, 롯데면세점 VIP GOLD 카드 발급, 롯데호텔 식음료 할인권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