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맞아 식품주류업계가 이색마케팅을 벌이면서 소비자들의 눈길 잡기에 적극 나섰다. 건전한 음주 문화를 위한 주류업체의 다양한 캠페인과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발상 마케팅, 눈이 즐거운 색(色)마케팅은 브랜드 인지도는 물론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클럽유피(Club up)’와 ‘아이클럽’의 공식 카페를 개설했다. 대부분의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의 보급으로 소셜네트워크(SNS)에 치중하고 있지만 현대백화점은 오히려 블로그나 카페에 더욱 익숙한 주부들을 대상으로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이른바 역발상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구매력이 강한 주부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오리온은 ‘도넛은 튀겨야 한다'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튀기지 않은 도넛'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이탈리아에서 특수 개발된 오븐을 사용해 스팀으로 쪄서 만들었기 때문에 촉촉하면서도 담백한 도넛의 맛을 살린 게 특징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일반 도넛은 기름에 튀기기 때문에 골고루 익게 하기 위해 구멍을 뚫었는데, 이번 신제품은 스팀으로 찌기 때문에 구멍이 필요 없다”며 “일반 튀긴 도넛과 차별화하는 것은 물론, 속이 꽉 차 있다는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설탕 대신 소금을 넣은 커피도 주목 받고 있다. 이탈리아 정통 에스프레소 전문점 파스쿠찌의 '솔티아포가또(Affogato)'는 17세기 유럽에서 즐겨 마신 400년 역사의 ‘소금커피’를 재해석한 제품이다. 커피전문점 요거프레소에서도 커피에 천일염을 첨가한 '아이스 솔티 모카치노'를 선보였다. '아이스 소금 커피'로 불리는 이 제품은 기존 소금 커피가 뜨겁게만 먹을 수 있는 단점을 보완했다.
두 제품 모두 설탕이 귀했던 고대 서양에서 소금커피를 먹었다는 점에 착안해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개발됐으며 커피에 설탕을 넣는다는 기존 개념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을 얻고 있다.
◇화려한 색깔로 소비자들 눈에 ‘확’=감각적인 컬러를 사용한 색(色)마케팅도 돋보인다. 한성식품은 보랏빛깔의 ‘깻잎양배추말이김치’와 노란빛깔의 ‘치자미역말이김치’를 선보였다. 깻잎양배추말이김치는 양배추와 깻잎의 아삭한 맛이 일품이며 적채에서 우러나온 보랏빛 소스는 새콤달콤한 맛을 낸다. 치자미역말이김치는 천연 치자열매로 물들인 노란빛깔이 식감을 자극할 뿐 아니라 무에 미역을 비롯한 각종 야채가 한꺼번에 어우러져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을 자아낸다.
국수도 천연색 열풍이다. 보령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개발해 올해 출시된 ‘삼색 쌀국수’는 보령시에서 생산된 쌀 33%를 첨가했다. 특히 풍을 예방한다고 해 ‘방풍’이라 불리는 약재의 어린 잎에서 천연 생즙을 추출해 만든 ‘녹색 쌀국수’와 자색고구마를 활용한 ‘자색 쌀국수’는 고운 색깔과 함께 기능성을 추가해 건강까지 고려했다. 천년초 선인장을 이용한 분홍색 막걸리도 등장했다. ‘배다리 술도가’에서는 지난 7월부터 고양시 특산물인 천년초 선인장과 경기도 최고의 유기농 쌀을 이용해 만든 천년초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천년초 막걸리는 분홍빛을 띄고 있어 보기에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비타민C와 칼슘 등의 함유량이 높아 건강에도 좋다.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는 “천연재료로부터 얻은 천연색을 이용하여 다양하게 식품과 접목한 제품이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리무진 빌려줄께, 음주운전 ‘No’=연말연시 술자리가 늘어나면서 주류업계의 음주운전 예방을 위한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눈길을 잡고 있다. 하이네켄코리아는 연말 저녁 모임 후 소비자들을 집까지 안전하게 귀가시켜 주는 무료 리무진 서비스를 제공한다. 26일까지 하이네켄 코리아 웹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매 주 응모 신청을 받고 당첨자를 뽑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총 20팀(1팀 당 5인 이하)이 선정될 예정이며 리무진 서비스 기간인 17일에서 31일 사이의 금, 토요일 밤 중 원하는 시간을 선택해 신청하면 지정 장소로 리무진이 대기, 모임장소까지 혹은 집까지의 안전한 이동을 돕는다.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온라인 캠페인도 다양하게 진행 중이다.
또 하이네켄코리아는 강남운전면허시험장과 함께 초보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음주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있다. 운전면허증을 처음 발급 받은 사람들에게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세 살 버릇을 잡게 하는 것. 이를 위해 운전 면허증 발급자 및 운전면허시험장 방문객을 대상으로 음주 운전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에 사인을 유도하고 음주 운전에 대한 경각심을 키울 수 있는 리플렛과 운전자에게 유용한 차량 번호판을 제작해 배포한다.
하이스코트 위스키 ‘킹덤’의 ‘킹덤 건전 음주문화 캠페인’은 12월 한 달간 ‘킹덤’ 공식블로그(kingdomhiscot.tistory.com)를 통해 진행된다. 블로그에 자신만의 음주서약을 남기면 되는데 약속을 통해 자신은 물론 가족, 주변사람들을 지킨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음주서약을 남기는 고객 중 추첨을 통해 ‘W’ 서울 워커힐 호텔 숙박권(1박 2일)과 백화점 상품권(10만원 3명), 골프용품세트(10명)등 다양한 경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2007년부터 진행해 온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스마트 드라이빙’ 캠페인도 관심을 끈다. 음주운전예방재단과 함께하는 캠페인은 공식 트위터(@Smart_Driving)를 팔로우 하거나 페이스북에 음주운전 예방 관련 에피소드를 남기면 당첨자 2명에게 최신 3D 내비게이션 ‘아이나비 KL100’을 200명에게 1만원이 충전된 스마트 드라이빙 T-money 교통카드을 증정한다.
하이스코트 장병선 상무는 “유통업계에서는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해당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마케팅, 제품, 제조법까지 뒤집는 이른바 역발상 마케팅(Reverse Marketing)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러한 마케팅은 제품의 매출은 물론 브랜드의 인지도를 부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