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를 즐겼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하는 게임 회사가 바로 ‘한빛소프트’다. 한빛소프트는 국민게임으로 불린 스타크래프트와 디아블로2를 국내 유통시키며 대박신화를 만들어냈다.
한빛소프트는 1999년 설립 당시 불모지와 같았던 국내 게임 산업에 글로벌 퍼블리셔로서 맹위를 떨쳤다. 2002년 코스닥에 상장한 이후 현재까지도 국내 굴지의 게임 개발 및 퍼블리싱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고의 퍼블리셔로 성장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운 한빛소프트는 2008년 5월 댄스게임 ‘오디션’을 개발한 ‘티쓰리(T3)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이후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파란만장, 굴곡의 연혁 ‘한빛소프트’=그리 길지 않은 한국 게임 산업 역사에서 위기와 기회가 번갈아 찾아오며 가장 파란만장한 연혁을 가진 게임 회사를 꼽는다면 단연 한빛소프트일 것이다.
스타크래프트는 ‘스타크래프트노믹스’라고도 불릴 만큼 대한민국에 많은 영향을 끼쳤고 스타크래프트를 배급한 한빛소프트 역시 전성기를 맞이했다.
온라인게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한빛소프트지만 자체 개발작품인 ‘탄트라’와 ‘그라나도 에스파다’에 이어 블리자드 부사장 출신의 빌 로퍼(Bill Roper)의 플래그십 스튜디오가 개발한 ‘헬게이트 : 런던’마저 실패하면서 2008년 7월 오디션의 개발사인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다.
게임사는 역시 개발이 뒷받침돼야 하는 법.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된 한빛소프트는 또 한번의 기회를 맞게 된다. 티쓰리엔터테인먼트의 개발력과 한빛소프트의 배급력이 만나 긍정적 시너지를 창출한 것이다.
티쓰리의 인수로 한빛소프트는 그 어떤 때보다 풍부한 퍼블리싱 라인업을 보유하게 된다. 개발비가 집중된 특정 장르의 1~2개 게임에 집착해 온 것이 그 동안의 모습이었다면, T3와 조이임펙트, IMC게임즈와 같은 우수한 개발회사들을 통해서 20개 가까운 제품들의 퍼블리싱을 할 수 있게 된 것.
한빛소프트는 2009년 61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연간기준으로 흑자가 10억원에 불과한데다 지난해 3분기 다시 25억원이라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져있다.
하지만 분명 뚜렷한 반전의 노림수를 가지고 있다. 2010년 누적매출 500억원, 국내 회원 250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그라나도 에스파다’는 대만, 일본 등 전 세계 15개국에서 서비스되며 전 세계 2100만명의 회원을 보유, 현재까지 대표게임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또 2011년 서비스 한 이래 현재까지 최대 동시접속을 경신하고 있는 ‘삼국지천’은 PC방 순위 사이트 ‘게임트릭스’ 기준 24위로 첫 진입 이후 20위권 순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삼국지천에 앞서 지난달 8일부터 낚시라는 친숙한 소재의 ‘그랑메르’를 서비스하면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것이 한빛소프트측의 계획이다.
◇다수의 게임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한빛소프트와 T3엔터테인먼트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도전함으로써 게임의 블루오션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를 통해 정통 MMORPG인 그라나도 에스파다와 에이카 뿐 아니라 댄스게임 오디션, 낚시게임 그랑메르, 무협 MMORPG 삼국지천을 비롯, 다양한 장르의 라인업을 보유하게 됐다.
한빛소프트측은 높은 매출 성장이 가능한 MMORPG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고 다수의 게임서비스로 안정적인 매출 확보가 용이하기 때문에 향후 잠재적 성장가능성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한빛소프트가 운영하고 있는 게임포털 ‘한빛온’은 2005년 3월 정식서비스를 시작해 3월 현재 850만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한빛온은 한빛소프트가 퍼블리싱하는 삼국지천, 헬게이트, 그라나도 에스파다, 에이카등 RPG뿐 아니라 그랑메르, 오디션등 캐쥬얼, 스포츠 등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들을 갖추고 직접 서비스하고 있다.
향후 한빛소프트는 스포츠 매니지먼트(FC매니저), 메카닉 슈팅(스쿼드 플로우)과 같은 장르에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다.
해외 진출과 관련, 한빛소프트는 ‘신중하되, 적극적인’ 자세로 일본과 같은 전략거점 지역에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이룩했다. 대만, 필리핀, 미국 등의 경우 모회사인 T3의 지사를 활용해 진출하고 있으며, 기타 아시아 지역은 현지 시장 환경에 정통한 현지 파트너사를 통해 최적의 게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기영 한빛소프트 대표는 “강한 도전 의식을 바탕으로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한빛소프트의 최대 강점이며, 이를 바탕으로 한빛소프트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세계시장으로 향해 있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출에 대한 노하우를 개발사에 공유함으로써 단순한 게이트로서의 역할만이 아닌 개발사의 멘토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