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와 계열 분리 핵심경쟁력 강화...사업전문성 확대로 투자매력도 쑥
“장기적으로 기업분리 호재로 작용할 것”
지난 2009년 11월 30일 단행한 그룹 인사에서 정용진 부회장을 신세계 총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 백화점업계 빅3 중 가장 나중에 3세 경영체제에 돌입한 신세계는 올해부터 정용진 체제를 바탕으로 백화점 사업의 핵심역량 키우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롯데는 신격호 회장의 아들인 신동빈 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경영을 이끌고 있으며 현대백화점그룹도 지난 2008년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했다.
책임경영체제에서 정 부회장이 가장 힘을 쓰고 있는 부문은 윤리 경영. 사내 윤리는 물론 중소상인과의 상생도 유통명가 가운데서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윤리경영대상 수상과 투명회계대상을 수상을 비롯해 중소기업청, 수퍼마켓조합 등과 상생협력을 체결한 것은 정 부회장의 이 같은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후문이다.
특히 지난 2월 발표한 기업분할 결정은 백화점 사업에서도 대한 정용진 부회장의 사업 구상이 잘 드러난다.
신세계는 지난 2월 15일 경영이사회를 열고 신세계 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의 2개 회사로 기업 분할을 결의했다.
백화점 사업을 영위하는 분할 존속 법인인 ㈜신세계에서 대형마트 사업 부문을 떼어내 신설 법인인 ㈜이마트(가칭)로 분리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백화점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신세계는 자본금 492억원으로 변경 상장을 통해 상장을 유지할 예정이며 대형마트 사업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분할 법인인 ㈜이마트는 자본금 1393억원에 재상장을 통해 상장을 유지할 방침이다.
신세계는 이번 기업분할을 통해서 사업부문별 전문성을 제고하고 핵심경쟁력을 강화하여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 측은 이번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각 사업부문 독립을 통해 리스크 감소와 사업환경변화 대한 대응력 향상 등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자위험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고 유연한 의사결정체제를 확립해 급변하는 사업환경변화에 효율적인 대응체제를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독립경영 및 책임경영체계를 구축해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안정적인 사업구조로 개편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기업분할에 따라 기존 신세계가 투자하고 있는 계열사들도 사업연관성에 맞춰 재편될 계획이다.
우선 백화점 사업부문인 ㈜신세계에는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첼시, 광주신세계, 신세계의정부역사 등이 귀속되며, ㈜이마트에는 조선호텔, 신세계푸드, 신세계아이앤씨, 신세계건설, 스타벅스코리아, 신세계L&B, 이마트중국현지법인(10개) 등이 귀속된다.
투자전문가들은 기업분할에 대해 당장은 큰 영향이 없으나 장기적으로는 사업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기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 그 예.
이와 관련해 하이투자증권의 박종대 애널리스트도 기업 분할에 대해 “지난해 신세계 백화점은 전년대비 매출액 29.9%, 영업이익 26.2% 성장했는데 이마트가 전년대비 10.2%, 영업이익 4.1% 성장한 것에 비하면 우월한 기록”이라며 투자의견 ‘보유’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분할 후 효과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신세계의 투자매력도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투자증권의 박진 애널리스트는 “신세계의 경우 기업 분할에 의한 사업 전문성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백화점 부문은 대형화와 지역 1번점 전략에 의한 고성장과 수익성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영 SK증권 애널리스트도 “신세계는 현대백화점 영업이익률 25%에 미치지 못하는 14%대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하지만 경영효율화 작업이 일단락되면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현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성장이 정체국면에 들어선 대형마트보다 백화점 업황이 낫다"며 "귀속법인을 기준으로 평가해봐도 신세계 백화점에 힘이 실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