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2저축은행장 아들에게 수백억 불법대출 입건

입력 2011-03-25 13:20수정 2011-03-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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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돼 영업이 정지된 부산저축은행계열 은행장이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갤러리에 수백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이 25일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경제범죄특별수사대는 이날 자신의 아들에게 약 90억원을 불법 대출해 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로 부산2저축은행장 김모(65)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김씨의 아들(31)인 C갤러리 대표도 함께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또 김씨와 짜고 C갤러리 대표에게 약 50억~130억원을 각각 불법 대출해 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 등)로 부산저축은행장 김모(58)씨, 중앙부산저축은행장 오모(57)씨, 대전저축은행장 김모(59)씨 등 부산저축은행계열 은행장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이자 부산2저축은행장인 김씨는 자신의 아들이 운영하는 C갤러리에 그림 구입비 및 운영자금 명목으로 2008년 2월부터 2010년 4월까지 6차례에 걸쳐 92억6000만원을 불법대출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부산2저축은행장의 동서인 부산저축은행장 김씨는 9차례에 걸쳐 133억3000만원을, 중앙부산저축은행장인 오씨는 7차례에 걸쳐 56억 4100만원, 대전저축은행장 김씨는 80억원을 각각 불법 대출해 준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은 4개 저축은행이 C갤러리에 빌려준 362억3100만원 가운데 회수가 어려운 금액은 160억7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현행법상 상호저축은행은 대주주 또는 대주주의 존·비속에게 자금을 빌려줄 수 없으나 은행장들은 중앙부산저축은행의 홍보실장인 박모(58)씨 이름으로 W갤러리를 설립하고 W갤러리에 대출해주는 수법으로 C갤러리를 지원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W갤러리는 C갤러리와 같은 사무실을 사용하는 유령기업이었으며 C갤러리 대표 김씨는 부산저축은행 계열 저축은행들이 W갤러리에 빌려준 자금을 멋대로 사용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명목상 W갤러리 대표인 박씨 역시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이른바 ‘바지사장’에 불과하다고 진술했다.

또 W갤러리는 시가 13억원 상당의 그림 등 총 84억원 상당의 미술품 23점을 담보로 맡겼으나 4개 저축은행은 이미 담보로 설정한 미술품을 다시 담보로 잡고 담보물 총액의 3배가 넘는 돈을 대출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4개 저축은행장은 박씨가 실제 W갤러리 대표이며 앞으로 미술품 가격이 오를 것으로 판단해 돈을 빌려준 것 뿐이라며 모든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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