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프로야구의 개막을 간절하게 기다려 온 팬들이 돌아온 '그라운드의 봄'을 뜨겁게 맞았다.
2일 개막한 2011시즌 프로야구는 서울, 부산, 인천, 광주 등 4개 구장에서 구름 관중을 불러 모으며 올시즌 '흥행 대박'을 예고했다.
올해 650만 관중 이상 동원을 목표로 내건 프로야구는 개막 1~2주 전부터 온라인 예매를 시작했는데 대부분 일찌감치 매진됐다.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개막전을 갖는 롯데는 지난달 22일 1만8천500석 판매를 시작한 지 55분만에 표가 모두 동이 났고, 공식 개막전이 열리는 광주구장의 KIA도 온라인 예매분 9천장을 26일 50분만에 모두 팔았다.
두산도 22일 2만3천장이나 풀었지만 2시간이 채 되기 전에 모두 판매됐고 SK도 개막전까지 1만8천여장을 팔았다.
미처 표를 구하지 못한 관중은 현장 매표소에서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섰다.
특히 '부산 갈매기'들은 올해도 열성이었다.
올해도 매표소 앞에는 텐트까지 등장했고 오전 11시부터 팔기 시작한 1만장의 현장 판매분은 43분만에 매진됐다. 일부 팬들은 암표상에게 웃돈을 얹어주면서까지 야구장에 입장했다.
홍성흔의 배번인 49번이 새겨진 롯데 유니폼을 입은 최혁기(30)씨는 "예매를 하지 못해 오늘 오전 7시30분부터 줄을 섰다"며 "작년에도 10번 넘게 야구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이어 "롯데는 올해 반드시 우승할 것"이라며 "올해는 우승하기에 좋은 전력을 갖췄기 때문에 못하면 진짜 '헛방'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열혈팬이 많기로 소문난 사직구장은 지난 해 홈게임 66경기에서 6차례나 매진됐다.
한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2009년(138만18명)보다는 줄었지만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은 117만5천665명을 끌어모았다. 이날도 매진을 기록하면서 5년 연속 홈 개막전 행진을 이어갔다.
광주구장도 11시45분께 현장 판매분 3천500장이 모두 팔리면서 1만2천500석이 매진됐다.
이어 열린 개막전 행사에서도 다채로운 이벤트가 펼쳐졌다.
넥센-SK전이 열린 인천 문학구장에서는 낮 12시부터 1루 매표소 앞에서 포토존 행사를 열어 선착순 500명에게 폴라로이드 사진을 증정했다.
또 송영길 인천시장, 정만원 SK 와이번스 구단주대행, 이태용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에듀스포테인먼트 체험관인 SQ 월드를 개관했다.
경기 직전에는 팬 50명이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 엠블렘과 대형 현수막을 들고 입장해 분위기를 띄웠다. 시구와 시타는 지난 2월 남인천중과 남인천고를 각각 졸업한 만학도 부부인 한철원·문현숙 씨가 맡았다.
'한지붕 두 가족' LG와 잠실구장에서 개막전을 벌이는 두산도 다양한 볼거리를 준비했다.
프로 원년 구단으로 창단 30년을 맞은 두산은 1982년 OB(두산의 전신)의 우승멤버를 초청해 챔피언 반지를 증정했다.
원년 최우수선수(MVP) 박철순이 시구를 했고 김경문 현 감독이 공을 받았다. 원년 주장인 김우열은 타석에 들어섰다.
롯데는 시구자와 시타자로 '국민배우' 안성기와 박은영 KBS 아나운서를 초청했다.
또 입장관중을 대상으로 BMW 미니 승용차 1대와 현금처럼 사용이 가능한 롯데 기프트카드(총 1천만원 상당) 등 창단 30주년을 기념해 최대 1억원 상당의 푸짐한 경품을 마련했다.
광주구장에서는 슈퍼스타 K2 우승자인 가수 허각이 그라운드에서 열창으로 개막 분위기를 달궜다.
유영구 한국야구위원회 총재의 개막 선언으로 경기가 시작됐고, 강운태 광주시장이 시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