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官-영원한 철밥통]②기획재정부<중>차관보 이하 출신
역대 기획재정부(옛 재무부·재경원·재경부 포함) 과장급에서 차관보급(1급) 출신 인물들은 사실상 은행·증권·보험업계 요직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증권사와 기업의 사장·부사장 등 최고경영자(CEO)와 정부 산하기관 수장으로 활동하는 인물들도 상당수다.
우선 증권업계에 진출한 대표적 인물로는 유지창 유진투자증권 회장·정의동 브릿지증권 대표이사 회장·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우주하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주우식 삼성증권 퇴직연금 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방영민 삼성증권 투자은행 사업본부 본부장(전무)·전병조 NH투자증권 기업금융 총괄 전무 등이 대표적이다.
유지창 유진투자증권 회장은 1996년 2월 제대바대표부 재정경제관을 시작으로, 1999년 1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을 맡았다가 새천년민주당에 잠시 몸을 담았다.
2001년 4월에는 금융감독위원회로 복귀, 부위원장을 역임한 후 2003년 4월에는 한국산업은행 총재자리까지 꿰찼다.
2005년 11월부터 3년간 제9대 전국은행연합회장으로 활동했으며, 2009년 6월에는 유진투자증권 회장이 되는 등 모피아 출신들의 퇴직 후 코스를 정통으로 밟았다.
정의동 브릿지증권 대표이사 회장은 1997년 재경원 공보관, 1997년 재경부 국고국장, 1999년 재경부 이사관을 거친 후 2000년 코스닥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1년 후인 2004년에는 증권예탁결제원 사장을 역임했고, 2007년에 브릿지증권 회장 자리를 차지했다.
세무관료 출신인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은 재경부에는 1996년 3월 국세심판원장으로 첫 발을 들인 후 중부지방국세청장, 22대 조달청장을 거쳐 2008년 5월부터 현대증권 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우주하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은 재경부 관세제도 과장·국제기구과장·산업관세과장을 거쳐 2006년 재경부 국장, 2009년 국방부 기획조정실장까지 오른 후 관복을 벗었으며, 지난 1월에는 코스콤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삼성증권에는 주우식 부사장과, 방영민 전무가 함께 근무하고 있다.
주 부사장은 1997년 재경부 법무담당관, 1999년 재경부 경제정책국 지역경제과장이 된 후 일찌감치 퇴직해 1999년 삼성전자 자금팀당당 이사로 둥지를 옮겼다.
이듬해에는 같은 팀 상무이사로, 2001년에는 경영지원총괄 IR팀장 상무, 2004년 IR팀장 부사장, 2010년 12월 퇴직연금 사업본부 본부장(부사장) 등 승승장구하고 있다.
방 전무는 1987년 재무부 이재국 및 증권보험국 사무관으로 관료생활을 시작했으며, 1995년 재경원 예산실 서기관, 2000년 대통령 경제비서실 행정관을 거친 후 20003년 다시 재경부 경제홍보기획단 총괄기획과장으로 잠시 컴백했다가 같은 해 삼성증권 경영전략담당 상무로 자리를 옮겼고 6년에 만에 전무를 달았다.
김창록 다이와 증권 고문도 재경부 경제협력국장, 관리관, 금감원 부원장, 한국산업은행 총재를 거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업계에도 상당수가 수장 자리에 포진해 있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내정자는 금융과 세제부문을 두루 섭렵한 정통 경제관료다.
1977년 행정고시 21회로 재무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해, 재경부 관세협력과장과·소비세제과장·외화자금과장·은행제도과장을 거친 후 2007년 역시 금융위 부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2007년 12월부터 2010년 12월까지는 기업은행장으로 활동했다.
신동규 전국은행연합회장은 1989년 재무부 비상계획담당관, 1994년 자본시장과장, 1994년 12월 재경원 금융정책과장, 2001년 재경부 국제금융국장, 2002년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등 핵심부서에서 근무한 후 2003년 한국수출입은행장 자리로 직행했다.
2006년에는 잠시 법부법인 율촌 상임고문으로 근무하다 2008년 11월 은행연합회장 자리에 올랐다.
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000년 재경부 국고과장, 2004년 국고국장, 2005년 재경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을 역임한 후 2007년 3월부터 1년 간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을 맡았다가 2009년 10월 정책금융공사 수장자리를 차지했다.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은 1980년 재무부 공보관실, 2003년 금감위 감독정책2국장, 2006년 11월 한국증권금융 대표이사 사장을 거쳐 2010년 4월 여신금융협회장이 됐다.
이주형 수협은행장도 재무부 국고국, 이재국, 금융국 출신으로 2003년 11월 재경부 참여정부 국정세미나 준비기획단장(국장)을 맡았으며, 2005년부터 4년간 예금보험공사 부사장, 2009년 4월부터는 수협은행장으로 활동 중이다.
보험업계 곳곳에도 재정부 출신들이 포진하고 있다.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1989년 재무부 국고국 결산관리과장, 1994년 재경원 총무과장, 1997년 재경원 공보관을 거쳐 1998년 7월부터 지금까지 코리안리재보험을 이끌면서 5연임에 성공했다.
방영민 서울보증보험 사장은 재무부 국제금융국·경제협력국·재경부 공보관·금융정보분석원장을 거쳐 2007년 서울보증보험 사장이 됐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도 재무부 증권업무과장·회계제도과장·금융위 상임위원·금감원 부원장을 거쳐 2008년 12월부터 생명보험협회장을 맡았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역시 재경원 국제투자과장·재경부 경제협력국 경협총괄과장, 금감위·증권선물위원회·금감원 감사를 거쳐 2010년 9월 손해보험협회장이 됐다.
이 밖에 진병화 기술신용보증기금 이사장, 기업부문에서는 서경석 (주)GS홀딩스 부회장도 재무부 출신이다.
재정부 장·차관 뿐 아니라 과장급부터 차관보급 출신들 모두 재정부-금융위·금감원-금융기관이라는 코스를 밟아 새 둥지를 터 옮겨 가는게 관행화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에서 능력 있는 민간 출신들이 진출 기회를 갖지 못하거나, 퇴직관료가 각 부문에서 본연의 업무보다는 로비창구 역할을 함으로써 저축은행 사태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