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부동산에 해외 자금 러시
일본 부동산 시장에 해외 투기 자금이 몰리고 있다.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부동산 가치가 저평가돼 있는데다 차입 비용이 낮은 점때문에 일본 부동산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1400억엔 규모의 일본 부동산 매물을 놓고 싱가포르 글로벌 로지스틱스 프로퍼티즈(GLP)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대형 매물을 내놓은 주인공은 라세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라세르는 물류 및 창고로 사용되고 있는 일본의 공업용 부동산 20건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이 실현되면 이는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 이후 외국 기업이 인수하는 일본 부동산 물건 중 최대 규모가 된다.
이는 또 2009년 부동산 펀드인 시큐어드 캐피털이 도쿄의 대형 복합빌딩 퍼시픽 센트리 플레이스를 1400억엔에 인수한 이래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현재 일본 부동산은 중국 홍콩 등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부동산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는데다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매력적인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낮은 차입 비용도 일본 부동산 투자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도쿄의 주거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4.5~5.0%로 홍콩의 3% 미만을 웃돌고 있다.
리얼 캐피털 어낼리틱스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도쿄의 부동산 거래 규모는 100억달러를 돌파해 전세계에서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투자신탁 등 외국 투자회사들이 일본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쳤다고 보고 적극 투자한 결과다.
대지진 이후 입증된 건축물의 내진성도 일본 부동산 투자 열풍의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 건물들은 규모 9의 강진에도 불구하고 피해가 예상외로 적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가 중에는 지금이 일본 부동산 투자의 적기라고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일부 구식 건물 가격이 대지진 이후 하락했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다.
한 부동산 펀드 매니저는 “일본 은행들은 인수를 위해 필요로 하는 자금을 빌려 주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며 일본 부동산 투자 열풍을 실감케 했다.
GLP는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출자하고 있는 부동산 투자 자회사는 일본 부동산 물건 69건 등 총 61억8000만달러 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GLP의 제프리 슈바르츠 부회장은 지난 5월말 “최근 비극적인 대지진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