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탐방]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그룹

입력 2011-10-04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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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적 시장 대응보다 기업 내재가치에 초점”

▲김봉기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그룹 상무(앞줄 왼쪽 네번째)가 26일 서울 여의도지점에서 직원들과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우리나라의 자본시장이 좀 더 건전하게 발전해 나갔으면 합니다. 폭락하는 시장 속에서 펀더멘털이 좋은 기업의 주가까지 무차별적으로 떨어지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앞으로 기업의 펀더멘털이 주가에 정확히 반영되는 시장을 만드는데 저희 리서치그룹이 기여하겠습니다.”

지난 2009년 출범한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그룹의 김봉기 그룹장은 단기적 시장 대응보다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했다. 여기에는 김 그룹장의 독특한 이력도 영향을 미쳤다.

김 그룹장은 여의도 증권가에서 보기 드문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육사 84학번으로 입교해 육군 포병장교와 미8군 카투사 파견대장을 지낸 후 93년 전역했다. 전역한지 10년 된 카투사 출신 기자도 약간 긴장시키는 경력이다.

전역 후 한국전력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팀과 에스원 기획팀, 재무팀을 거치며 IR(투자설명)업무를 주로 맡았다. 에스원 IR팀장이던 2004년에는 파이낸스아시아지가 선정한 한국 최고 IR 담당자 선정 투표에서 주우식 삼성증권 부사장(퇴직연금사업본부장) 등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김 그룹장의 노력덕분인지 1만원대에 그쳤던 에스원의 주가도 6만원대까지 뛰어올랐다. 그는 이 시절 공인재무분석사(CFA)와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자격도 따며 증권업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드디어 2006년, 그는 한국투자증권의 철강비철금속 섹터 연구원으로 증권업계에 발을 들여놨다.

2009년에는 이트레이드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중소형 유망주를 발굴해내는 니치마켓 팀장과 기업분석팀장 등을 거쳐 2년 만에 리서치그룹장에 올라섰다. 그의 경력은 꾸준히 펀더멘털을 강화해가며 결국에는 자신의 가치를 시장에서 인정받는 저평가 유망주와 닮아있다.

이런 경력 때문에 김 그룹장은 기업의 내재가치에 초점을 맞춘 보고서 발간을 리서치센터의 목표로 하고 있다. 김 그룹장은 “증권사 연구원과 고객, 펀드매니저 및 영업사원 등간의 격차가 상당히 크다”고 지적했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처럼 온갖 어려운 경제용어를 동원해 단기간에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찌라시’ 수준의 보고서는 지양하겠다는 얘기다.

그는 “기업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 없이 마구잡이로 투자에 나서는 행태가 우리시장에 만연해 있다”며 “고객들이 최소한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스케치는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그룹에서는 주요 업종에 대해 제조업체의 매출규모 등을 설명해놓은 보고서를 주기적으로 발간하고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에는 어떤 부품들이 있고 그 부품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제조업체는 어떤 곳이 있고 매출과 전망은 어떤지 자세히 풀어주는 것이다.

김 그룹장은 “각 증권사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더 빨리, 더 깊게, 더 많이 쓰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능력을 키우기 위해 CFA 시험비용이나 멤버십비용 등은 전액 회사에서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김 그룹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연구원 자신들의 마음가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축구에 대한 재능은 비슷해도 박지성과 이천수는 열정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며 “리서치센터 연구원들은 유리상자 속에서 일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정도로 보고서에서 모든 실력과 열정이 밝혀진다”고 강조했다.

후발주자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숨은 실력자를 데려다가 좀 키워놓으면 바로 대형증권사에서 빼간다는 것이다. 김 그룹장은 “사람에 대한 투자는 오랜 시간 후에야 그 결과가 나타나는데 우리가 키워놓으면 대형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며 “특히 올 4월부터는 금융투자분석사 자격증이 있거나 1년 이상의 리서치센터 근무 경력이 있어야만 보고서를 쓸 수 있어 중소형 리서치센터의 어려움이 가중됐다”고 호소했다. 연구원의 자격요건 강화로 관련업계에 숨어있는 우수한 인력이 바로 보고서를 낼 수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리서치센터라는 장점도 있다. 현대증권에서 이직했다는 이석원 투자전략팀 선임연구원은 “대형사의 경우 연구원들이 리서치센터장에 바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여러 상사를 거쳐야 하지만 여기서는 리서치센터장과 바로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단기적인 성과를 원하다보니 사람을 키우기보다는 잘 하는 사람을 편하게 데려가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지성처럼 묵묵히 기업의 내재가치에 주목하겠다는 이트레이드 증권의 리서치그룹. 김 그룹장은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잘 사는 사회가 좋은 사회이듯 내실이 튼튼한 기업이 주가도 인정받는 시대가 곧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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