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와 POP을 함께 실은 이번 앨범은 ‘그가 부르고 싶었던 노래’와 ‘그가 사랑했던 노래’라는 두 가지 테마로 이뤄져 있다. 임재범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곡으로 주저 없이 ‘아침 이슬’을 꼽았다. “(녹음하면서) 많은 노래를 불렀지만 계속 머리를 맴도는 건 아침이슬”이라고 말한 그는 이 곡이 두 번째 앨범 타이틀곡 ‘비상’을 떠올리게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친한 후배 가수 바비킴의 곡을 재해석한 ‘사랑 그놈’, 스티비 원더 스타일에 도전하고 싶어서 선택한 ‘Superstition(미신)’, 예전부터 정말 좋아하던 톰 존스의 명곡 ‘Kiss’ 등 다양한 곡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소화했다.
상당히 대중적인 이번 앨범에 대한 의구심을 표하자 임재범은 “선후배들에게 록 음악을 전염시키고 싶다”라고 속내를 드러냈다. 여전히 뜨거운 록 스피릿이 그의 몸 속에 갖혀 있었다. 전국 순회공연에서 헤비메탈 밴드 ‘디아블로’와 공연하며 조금씩 회포를 풀어온 그는 내년에야말로 록에 대한 큰 뜻을 펼칠 계획이다.
30여 년에 걸쳐 굴곡 많은 음악 인생을 걸어온 임재범의 목표는 수많은 뮤지션들이 동경하는 그래미상이다. “그동안 목표가 없는 삶을 살았다”라고 털어놓은 그는 “꿈으로 끝날지도 모르지만 높은 곳에 목표를 잡고 하다보면 내 자신이 이전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지는 않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미 그래미상에 대한 가능성은 발견했고 이제 새로운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치열하게 노력할 생각이다.
임재범은 아직도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대중과 음악을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어떤 것도 거부하지 않겠다”는 단언에 사람들이 원하는 음악과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민해 온 세월이 느껴졌다. 길들여지지 않는 야성은 이제 세상에 적응하는 방법을 조금 배운 듯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