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에서 개최된 2012년 골프기자재박람회를 둘러보고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이번에 참가한 일본골프업계 사람들의 반응은 “한국이 놀랍다”고 칭찬 일색이었다. 일본은 박람회 개최의 흥행이 안 되어 중단상태라면서.
2003년부터 골프장 숫자가 줄어들기 시작한 일본. 2005년부터 감소를 보이고 있는 미국의 골프장시장에서 보면 한국은 아직 상태가 양호하다. 다만, 현재가 그렇다는 얘기다.
하지만 오늘을 진단하고 미래지향적인 진화 단계를 밟아 나가지 않으면 미국과 일본의 전철을 밟아야할는지 모른다.
ㅇ이번 박람회의 문제점은 구조적인 문제는 흥행이 불충분하다는 것. 방문객이나 출품회사, 그리고 주관처가 모두 ‘맥 빠져’있다는데 그 심각성이 내재돼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이는 한국의 골프업계가 고민해 스스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중심으로 그 해법을 찾아보고자한다,
첫째는 주관사가 2년마다 바뀌는 것. 이때마다 진행컨셉트가 다르다.
즉, 잔디연구소와 그린키퍼협회가 2년마다 번갈아 주관하는데 그들 각 단체의 조직력 또한 달라서 결과적으로 ‘고객무시, 주관사 만족’으로 진행 될 우려가 높다.,
이 행사의 제1회주관은 필자가 약 20여년전 한국잔디연구소의 초대 소장직을 수행할 때 안양베네스트GC 주차장에서 몇 차례 시행한 것이 골프장 기자재 전시회의 효시이다.
행사 특허권과 같은 개념이 있었던 당시와 달리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그린키퍼협회가 참여하면서 오늘날의 형태가 돼 서로 자신들의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뭔가 잘못되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둘째는 그린키퍼협회의 존재에 대한 인정문제가 한국경영장경영협회(회장 우기정)와 인식의 공유가 있었는가 하는 것이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린키퍼협회의 정회원자격이 골프장 근무자라고 되어 있는 한 골프장경영협회가 그린키퍼협회의 법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문제는 잔존 할 수밖에 없다.
이유는 골프장경영협회 회원사들의 직원 일부가 또 다른 전문협회를 만드는 격이다. 이는 사분오열되기 쉽다. 따라서 그린키퍼협회의 정회원 자격규정부터 완전히 개방형해야 한다. 농수산부와 환경부의 공무원부터 농촌진흥청, 전국 지자체의 녹지과, 농업대학교수, 환경부등까지 모두가 그린키퍼협회의 정회원으로 참여 할 수 있는 단체가 돼야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린키퍼협회는 골프장경영협회처럼 사업자협회가 아니다. 잔디와 녹지를 테마로 하는 일종의 동호인 협회다. 여기서 ‘그린’이란 골프장의 그린만이 아니고 녹지전체를 다루는 폭넓은 개념으로 보아야한다.
이러한 정체성이 있으면 어떤 협회든 협회라는 조직은 설립의 정당한 목적만 있으면 얼마든지 조직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미국에서는 골프장의 경우 오너협회와 경영자협회로 분리돼 있다.
일본은 경영협회도 회원의 입, 탈회가 현별로 연맹조직에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린키퍼협회도 일본은 현별로 운영하고 있다.
일본에는 이전에 관동, 관서로 구분돼 있는 잔디단체도 오늘날 행정시도별 내지는 기후대별로 실질적인 목적의 요구 때문에 분화,발전하고 있는 것도 자연생태계의 순리를 따르는 것에 불과하다.
다만, 어떤 협회이든지 한 곳에 묶을 수 있고, 전자협회처럼 6개쯤, 검도협회는 60개정도가 나뉘어져 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도 PGA 투어협회로 분리돼 있는 것은 한곳에 묶을 명분과 실리, 그리고 범위의 문제이다. 아니면 리더십의 성립이 불가능한 환경이 그러한 분화를 요구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합리적으로 분화되었다 하더라도 시간이 흐르면서 부실한 협회는 저절로 소멸한다. 탄탄한 협회만이 생존하게 되는 것도 이 또한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생태계의 순리인 것이다,
그러므로 골프장경영협회도 그린키퍼협회의 정관에 정회원 자격이 골프장에 국한하지 말아야 한다. 전국의 어느 사람이든 광역조직으로 확대되어 운영된다면 오히려 골프장경영협회 쪽에서 적극적으로 그린키퍼협회에 힘을 실어줘 골프장의 앞선 잔디기술이 전국에 걸쳐있는 잔디 및 녹지산업에 기여할 수 있는 모체협회로써 존중과 존경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예는 로터리클럽에서도 모체클럽이 있어 클럽의 전통이 아름답게 이어지고 있는 것을 유의 해 볼 필요가 있다,
셋째는 위와 같이 각 협회의 정체성과 명분이 뚜렷하고 상호 인정이 되면 행사의 특허권자가 잔디연구소이지만 그린키퍼협회를 공식적으로 도와주는 모체협회의 지원개념으로 박람회를 공동주관해야 한다. 혹은 주관은 연구소, 주체는 그린키퍼협회로 나눠 함께 이 행사를 집행하면 더 나은 발전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쟁관계가 아닌 두협회는 분파행위로 출발한 것도 아니었기 때문에 확실한 명분과 정체성이 확립되면 바람직한 호환호혜관계가 될 것이다.
필자의 글이 혹시나 업계의 논쟁거리가 된다면 합의도출의 효과를 얻기 위해 토론화법이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가 자신의 현재 입장에서의 어떤 소견이 있다면 반대쪽편에 있거나, 아무관계가 없는 일을 할 때에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으면 그것이 바로 진정 고객중심에 충실한 정답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시간과공간이 바뀌면 이기주의 함정에 빠져 말을 바꾸는 사람은 이 토론에서 바로 제외되어야 한다.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의 머리만 복잡하게 하고, 또한 선의의 사람들인 고객에게도 외면당 하지 않을 것이기때문이다.
그린키퍼협회 회원들도 이미 전문 경영인이 되어 골프장경영협회의 회원이 돼 있는 사람이나 앞으로도 그렇게 될 사람의 상상도 해보아야 할 것이다.
한입갖고 두말하지 않는 사람이 우리 골프업계에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 또한 그런 마음으로 이 소견을 표현하고자 냉철하게 써내려간 글임을 밝혀 두고 싶다. 글/대한골프전문인협회 회장 안 용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