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용호-키신저 별도 회동 눈길…“한국 당국자들과 대화 않으려는 기색”
미국 시라큐스대 세미나에서 남북회동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보 구축’을 주제로 미 시라큐스대 행정대학원인 맥스웰스쿨과 독일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이 공동주최한 세미나가 9일(현지시간) 사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세미나는 이날 마지막 토론주제로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만들기-6자회담의 미래 의제’를 다뤘다.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의 6자회담 참가국들과 유럽연합(EU)과 유엔 등의 전문가들이 의견을 나눴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특별연설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안보 협력을 위한 관련 당사국간 신뢰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간 회동은 끝내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의나 오찬장에서 자리를 함께 했으나 의미있는 이야기를 주고받지 않았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은 “북한측 인사들은 한국측 민간 전문가들과는 편하게 대했으나 정부 당국자들과는 얘기하지 않으려는 기색이 역력했다”며 “심지어 한국 정부대표들과는 기념사진도 찍지 않으려 했다는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임 본부장은 세미나가 끝난 뒤 10일에는 미국외교정책 전국위원회(NCAFP) 관계자들과 면담한 뒤 워싱턴DC로 이동해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회동할 계획이다.
리용호 부상은 세미나 도중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과 행사장 밖에서 별도의 회동을 갖고 북핵 문제와 한반도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10일 NCAFP 주최 간담회에 참석해 북미관계 등을 놓고 미국 전문가들과 토론을 하며 오는 12일 귀국길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리 부상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북미간 관계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이른바 ‘선(先) 북미관계 해결 후(後) 북핵 해결’이라는 새로운 북한의 협상방식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