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꼬방동네 사람들’의 실제 모델로 평생 빈민운동에 앞장섰던 허병섭 목사가 27일 오후 4시30분 패혈증으로 별세했다. 향년 71세.
1941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난 고인은 1970년대 빈민선교단체 ‘수도권특수지역선교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동대문구 신설동 꼬방동네에서 빈민 사역을 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이후 월곡동 달동네에 ‘동월교회’라는 민중교회를 세우고 1982년 교회 안에 탁아소 ‘똘배의 집’을 만들었다.
허 목사는 또 1988년 빈민과 함께하고자 목회자의 직분마저 벗어버리고 공사판 미장이로 변신해 1990년 노동자 공동체 ‘건축일꾼 두레’를 만들었다. 긴 노동시간과 절반에 가까운 노동 알선비 등 노동자의 부당한 대우를 직접 목격하고 이를 극복하고자 뭉치려 한 것.
1996년 무주로 내려온 후에 허 목사는 이후 생태운동과 후진양성에 매진했다. 소설 ‘꼬방동네 사람들’, ‘어둠의 자식들’에 등장하는 공병두 목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정진 씨와 딸 미라·기옥·현옥씨, 아들 동섭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민주사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발인은 29일 오전 10시. 장지는 모란공원묘지. 02-2072-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