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치러진 제19대 총선 개표결과가 나오면서 여야 비례대표 당선자 54명의 윤곽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여야 특징을 살펴 보면 새누리당은 과학계와 소수자를 전면에 배치한 반면 민주당은 정체성 강화와 계파 안배에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여성과학자, 워킹맘, 탈북자, 아동성폭력 방지운동 경력의 정신과 의사 등 25석 안팎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비례대표 1번은 여성과학자 모임인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8대 회장 출신의 민병주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위원이다.
3번의 윤명희 한국농수산식품CEO연합회 부회장은 남편의 파산 후 쌀 포장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4번의 조명철 통일부 통일연구원장은 북한 김일성대학 교수를 지낸 엘리트 탈북자로 통일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조두순 사건과 광주 인화학교 사건 등 아동성폭력 사건 피해자를 치료한 신의진 연세대 교수가 비례대표 7번에 포진했다. 영화 ‘완득이’에서 주인공 완득이 엄마로 출연한 필리핀 출신 다문화가정 주부 이자스민씨 역시 비례대표 17번으로 눈에 띄는 당선자다.
1973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우승 주역인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이 비례대표 9번으로 금배지를 달 전망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리는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와 김현국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도 각각 13번과 12번으로 국회 입성이 유력하다.
민주당은 21석 안팎의 비례대표 당선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경제민주화, 보편적복지, 검찰개혁 등 당의 정책 기조에 부합하는 인사들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비례대표 1번은 고(故) 전태일 열사의 여동생인 전순옥 참여성노동복지터 대표다.
이밖에 상위순번에는 비정규직 문제 전문가 은수미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이 3번으로, 재벌개혁정책 전문가 홍종학 가천대 교수가 4번으로 배정됐다. 당 보편적복지특위 위원장인 김용익교수와 민변 여성인권장 출신의 진선미 변호사도 각각 6번과 5번을 배정받아 당선이 유력하다.
구(舊) 시민통합당 출신의 남윤인순(9번) 최고위원, 김기식(14번) 당 전략기획위원장, 최민희(19번) 국민의명령 대외협력위원장과 한국노총 출신의 한정애(11번)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장, 김기준(12번) 한국노총 금융노조위원장도 뱃지를 단다.
전략적 배치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7번은 부산일보에서 명예퇴직한 배재정 전 부산일보 기자다.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일보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전 이사장이었던 점을 고려한 배치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6석 정도의 당선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통합진보당은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를 지낸 윤금순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을 비례대표 1번에 배치했다. 유시민 당 공동대표는 비례대표 12번으로 국회 진입에 사실상 실패했다.
자유선진당에서는 가톨릭대 의대 교수와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을 지낸 문정림 대변인이 비례대표1번으로 국회에 입성이 유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