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1분기 실적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으로 ‘장사’를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1분기 실적발표를 마친 KB·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923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의 경우 1조원이 넘는 순익을 거두며 인수효과를 톡톡히 봤다. 총자산도 352조원으로 늘어나 KB·우리·신한금융지주사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덩치가 작아 ‘막내’자리를 고수했던 굴욕에서 벗어났다.
KB금융도 자체적으로 “특별한 일회성 요인 없이 경상적 수준에 가까운 실적을 기록한 것”이라고 호평하며 실적 순항을 예고했다. 지난 1분기에 6032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분기(2191억원)대비 175.3% 나 증가한 수준이다.
오는 2일과 3일 각각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의 성적표도 잘 나올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지난해 금융지주사 최초로 '3조 클럽'에 들어섰던 신한지주는 1분기에 8000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올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한지주가 1분기에 781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 연구원은 “분기 중 하이닉스 지분 매각과 유가증권 환매에 따른 1회성 이익 1000억원 발생이 예상된다”며 “연체 등 자산건전성 지표 전분기와 동일한 레벨로 유지되고 있어 대손비용 관련부담 요인이 없다”고 평했다.
민영화 논란의 중심에 있는 우리금융지주도 6000억원이 넘는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익을 6520억원으로 예상했다.
최 연구원은 “건설·조선 등 위험자산에 대한 높은 비중과 자산건전성에 대한 의구심 등으로 추가 부실에 대한우려가 여전하지만 지금까지의 자산클린화 과정을 통해 PF 우려는 크게 해소됐다”면서 “일부 조선업체에 대한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은 있지만 설령 적립시에도 규모는 크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KB·하나금융 실적발표치와 우리·신한금융지주의 전망치를 합산해보면 4대 금융지주사는 대략 3조3565억원의 순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인 점을 고려할 때 예상밖으로 호조세를 보인 것이란 분위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지주사들이 금융권 탐욕 이슈 때문에 실적 얘기를 꺼려했던 점을 봤을 때 올해에도 실적이 좋게 나와도 크게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