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금호석유화학이 자동차 소재 관련 사업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양사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원료서부터 고기능 합성고무까지 비슷한 시점에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시작했던 대산공장 비스페놀A(BPA) 증설을 올 하반기 마무리 짓고 내년 초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증설 규모는 연산 15만톤이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LG화학은 대산과 여수공장에서 연산 45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BPA는 주로 ‘슈퍼 플라스틱’으로 불리는 EP의 한 종류인 폴리카보네이트(PC) 원료로 쓰인다. EP는 고강도, 고기능성 소재로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 경량화 소재로 많이 쓰여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금호석화도 같은 시기에 계열사 금호피앤비를 통해 BPA 증설을 완료하고, 역시 내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간다. 공교롭게도 증설 규모(연산 15만톤)와 이에 따른 총 생산규모(45만톤)도 LG화학과 똑같다. 금호석화는 여수공장에서 BPA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 같이 BPA 증설 경쟁에 나서고 있는 LG화학과 금호석화은 타이어 원료인 고기능 합성고무 시장에서도 경쟁을 펼친다. 오는 11월부터 시행되는 타이어효율등급제로 인해 고기능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SBR) 수요가 급증할 것을 대비해서다. SSBR은 회전저항력, 젖는 노면 접지력 등이 좋은 타이어효율등급제를 실현하는 핵심 합성고무 소재다.
금호석화는 이미 고기능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 고무(SSBR) 증설을 진행 중에 있다. 여수공장에서 SSBR 생산능력을 연간 2만4000톤에서 8만4000톤으로 3.5배 확대하는 게 골자다. 역시 올 하반기 증설이 마무리된다.
이에 그동안 범용 부타디엔고무(BR)만 생산했던 LG화학도 지난해 말 총 1000억원을 들여 연산 6만톤 규모의 SSBR 공장 신설을 결정했다. 완공 시점이 내년 하반기 임을 감안하면 올해 안 착공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금호석화가 자동차 관련 사업에서 잇단 증설 경쟁을 펼치고 있다”면서 “같은 시기에 비슷한 규모의 증설 경쟁에 나서는 것은 급변하는 시장에 따라 EP나 SSBR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향후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선 공격적인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