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이 노후된 33곳 우선 주민친화공간 조성, 기타 19개소 주변개발 등 고려 추진
여름철 집중호우 기간을 제외하고는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던 서울시내 유수지 52곳이 지역 주민들이 365일 이용할 수 있는 주민친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23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서울 52개 유수지 활용계획’을 발표하고 서울시내 유수지를 도시안전 시설이자 각 지역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친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유수지는 비가 많이 내릴 경우 일시적으로 빗물을 모아 두었다가 하천으로 방류해 저지대의 유출량을 조절함으로써 홍수를 방지하는 방재시설이다.
서울시내 전체 유수지에 해당하는 52개 공간 전체 면적은 182만㎡로 어린이대공원의 약 3배에 이른다. 즉 가용면적이 부족한 서울에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지 않고도 이 만큼의 주민이용공간이 마련되는 셈이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총 52개 유수지 중 시설이 노후 돼 정비가 필요하거나 시민들이 이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다른 용도로 변경이 필요한 유수지 33개소를 대상으로 2020년까지 2339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단계별로 시행하고 현재 시설정비가 잘되어 있거나 향후 주변 개발계획 등과 연계가 필요한 19개 유수지는 여건을 고려해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33개 유수지는 크게 ▲주민친화공원 ▲복합문화공간 ▲대학생 기숙사로 조성된다.
우선 31개 유수지는 지천생태복원 사업과 연계해 체육시설, 생태공간, 휴식공간이 있는 주민친화공원으로 조성하는데, 이때 공원은 유수지별 위치, 입지, 규모에 따라 ‘도시공원’, ‘도보권체육공원’, ‘도시광장’ 등 다양한 형태로 구현된다.
도시공원은 공원녹지 혜택이 적은 지역을 중심으로 문화, 생태공간으로 구성되는 도보권 근린공원으로 난지·성내·성산·신도림·신길·개봉1·신구로·가산1·구로2·한남·전농·휘경·새말·양평1유수지 등 14개소에 조성된다.
특히 도보권체육공원은 소규모 체력단련시설부터 축구장, 야구장, 농구장, 배드민턴, 테니스장 등 구기종목과 육상트랙, 인라인 스케이팅 등의 생활체육시설을 보유한 공원으로 오금·가산2·독산·금호·잠실·탄천·장안·면목유수지 등 8개소에 들어설 예정이다.
도시광장은 계절별, 시간대별로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이 가능하며, 시민들에 의해 운영되는 소통공간이 있는 공원으로 신천·옥수·용산·흑석·마포·원효·구로1·개봉2·목동유수지 등 9개소에 마련된다.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서울시와 자치구가 함께 분담하며 이때 서울시는 공원, 복합문화 시설 등 서울시 보조금 관리조례 기준에 따라 예산을 지원한다.
또한 서울시는 유수지를 '복합문화시설', 대학생들의 심각한 주거시설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숙사'로도 활용한다.
복합문화시설은 하천 끝 지역에 있어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강서구 가양유수지'에 시범 조성한다. 총 면적 6149㎡의 다목적 공공복합시설을 2013년까지 조성할 계획으로 이곳엔 도서관, 공연장, 체육관이 들어서 이 일대 지역주민들의 문화갈증을 다소나마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대학생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선 '구의유수지' 내에 대학생 기숙사를 설치할 계획인데 이를 위해 국토해양부와 협의를 완료하고 현재 관련법을 개정 중에 있다.
특히 서울시는 민원 요소인 유수지 하천수질오염과 악취문제 개선에도 나선다. 먼저 유수지를 통한 한강 등 하천수질오염 방지를 위해 2020년까지 가양유수지 등 8개소에 32만 톤의 저류조를 설치한다.
악취문제 개선을 위해선 악취발생 원인을 조사해 유수지별 특성에 맞는 ▲유입 수문 ▲방지덮개 ▲차단커튼 등 악취저감 시설을 설치한다. 이와 함께 유출구에는 활성탄, 미생물 처리 및 탈취시설 등 화학적인 저감대책도 병행해 획기적으로 악취를 제거해 나갈 계획이다.
권기욱 서울시 물관리정책관은 “유수지 활용사업은 가용면적이 부족한 서울에서 유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기피시설에 대한 주민 인식을 전환하는 한편, 일자리까지 창출(약 3460명)하는 1석3조의 사업”이라며 “유수지 내에 공원 및 공공문화시설을 확충해 주민 복지와 삶의 질을 향상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