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만에 단일팀까지 구성하며 안방에서 첫 올림픽 메달을 노렸던 영국 축구가 승부차기 징크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5일 연합뉴스와 AP통신에 따르면 영국은 역대 메이저 축구대회에서 승부차기까지 간 7번의 경기에서 1승6패에 그쳤다.
가장 최근에 맛본 실패는 2012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12) 8강전이다. 잉글랜드는 지난 6월25일 열린 이탈리아와의 대회 8강전에서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승부차기를 펼쳤으나 2-4로 무릎을 꿇었다.
당시 승부차기를 실패한 애슐리 영과 애슐리 콜은 트위터를 통해 '검은 원숭이 두 마리'라는 인종차별적 비난까지 받아 파문을 일으켰다.
이어 4일(현지시간)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한국과의 8강전에서는 홈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까지 등에 업었지만 역시 승부차기의 악몽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마지막 키커 대니엘 스터리지(첼시)의 슛이 골키퍼 이범영(부산)에 막혀 4-5로 진 것. 특히 영국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끈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 개인의 승부차기 악연까지 더해져 이날 패배는 더욱 화제를 모았다.
피어스 감독은 선수로 뛰던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서독과의 준결승에서 승부차기 키커로 나섰지만 골을 넣지 못해 땅을 쳤다.
이 때문에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승부차기가 또다시 피어스를 실망시켰다"며 "피어스 감독이 관여한 토너먼트 경기는 꼭 승부차기로만 끝났다"고 보도했다.
피어스 감독은 동병상련의 처지인 스터리지에 대해 "(승부차기를 넣지 못한) 그런 경험이 스터리지를 더 강하게 만들 것"이라며 "그가 사흘 전에는 결승골을 넣어 조별리그 통과를 이끌지 않았나"라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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