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신장현 aT 식품진흥팀장 "막걸리, 제값받아야 할 때"

입력 2012-10-16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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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 걸러낸 술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막걸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 이름에서부터 쉽게 짐작된다. 막걸리는 정식 명칭 없이 다양하게 불리는데, ‘탁주’, ‘동동주’, ‘대폿술’, ‘농주’ 등이 그 예들에 속한다. 먼저, 탁한 술을 뜻하는 한자어의 ‘탁주’, 쌀막걸리 중 쌀알이 동동 떠 있는 것은 ‘동동주’, 별다른 안주 없이 큰 바가지를 뜻하는 ‘대포’에 따라 마신데서 유래한 ‘대폿술’, 끝으로 농번기에 농사일을 하며 농민들이 마시는 술이라는 뜻의 ‘농주’. 이렇게 막걸리의 별칭은 그 뜻과 유래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서민들과 친밀한 술이자, 값싸게 편한 자리에서 접하는 술’이라는 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된 인식이다.

이러한 대중의 인식과는 달리, 이제 우리의 막걸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술로 부상하고 있다. 먼저 국내에서 막걸리는 ‘웰빙’ 식문화의 유행과 함께 1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막걸리가 열량은 낮은 반면, 피로회복에 좋은 유기산과 필수 아미노산 및 유산균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 점차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막걸리는 수출에서도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막걸리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5000만 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이는 2008년 수출액인 442만 달러보다는 무려 11배 이상 증가한 수치이며, 특히 대일 막걸리 수출 증가율은 210%에 달한다.

막걸리도 이제는 단순한 양적 성장에서 벗어나 고품질·고부가가치화를 통한 질적 성장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을 전환하고, 제 값을 받아야 할 때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공사에서는 작년부터 ‘술 품질 인증제도’ 사업을, 그리고 올 해부터는 ‘전문인력 양성기관 지정 사업’을 각각 시행하고 있다.

막걸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단숨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비자들의 인식 전환에는 대체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좋은 술이 시간이 지나면 잘 익으며 풍부한 맛을 자아내듯, 막걸리에 대한 인식전환과 질적 성장 역시 눈부신 성공으로 빚어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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