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K-sure)는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이 참여하는 ‘호주 북서부 익티스(Ichthys) 가스전 개발사업’에 각각 15억 달러씩 총 30억 달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을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단일 가스전 프로젝트 기준으론 역대 최대 규모다.
한국 양대 수출신용기관인 수은과 K-sure는 지난해 4월부터 공조를 통해 사업주와 금융협상을 진행해 왔다. 그 결과 올해 삼성중공업의 해양가스처리설비(CPF·27억달러) 수주와 대우조선해양의 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FPSO·19억달러) 수주에 결정적인 도움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수은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의 수주 지원을 위해 입찰 초기 단계부터 2차례에 걸쳐 지원의향서(LOI)를 신속하게 발급해 우리 기업들의 수주경쟁력 제고에 크게 이바지했다.
특히 사업주는 애초 계약이행보증서 발급을 국제신용등급 AA 이상의 호주와 일본계 은행으로 제한했다. 하지만 신용등급이 A+인 수은이 사업주를 끈질기게 설득한 끝에 직접 발급에 성공해 우리 기업의 보증료 절감을 이끌어냈다는 후문이다. 계약이행보증 발급금액 4억5000만달러다.
수은의 탄탄한 국내외 네트워크도 이번 대규모 PF 금융의 성공적인 지원에 한몫했다.
호주 익티스 가스전 사업에는 수은을 비롯해 ‘K-sure'·일본(JBIC, NEXI)·프랑스(Coface)·독일(Hermes)·네덜란드(Atradius)·호주(EFIC) 등 세계 8개 수출신용기관과 13개 국제상업은행 등 총 21개 세계 유수의 금융기관들이 공동 참여한다.
특히 수은과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은 2006년 5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 2011년 11월 ‘제3국 공동진출을 위한 금융협력 강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형성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공동 금융지원 등 최초의 상호 협력방안을 도출해냈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대규모 해양플랜트 수출거래는 우리 조선사의 기술력과 수은 등 수출신용기관의 금융지원이 결합해 성사될 수 있었던 것”이라며 “앞으로도 수은은 심해 유전 개발 확대와 함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부각되고 있는 해양플랜트 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리 기업들의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와 자금 확보에서 든든한 후견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 익티스 가스전은 일본 석유·가스 공기업인 인펙스(INPEX)와 석유메이저사 프랑스 토탈(TOTAL)이 합작으로 호주 북서부 익티스 해상과 다윈(Darwin) 산업단지 내에 천연가스·LNG 생산시설과 처리설비를 건설하는 초대형 가스전 개발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476억 달러에 달한다. 매장량(1P 기준)은 천연가스 8조7000억 입방피트, 콘덴세이트 4억5000만 배럴, LPG 2300만톤이다.
이중 한국 기업이 공급하는 설비규모는 총 46억 달러로, 삼성중공업은 가스전에서 채굴된 CPF를, 대우조선해양은 FPSO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익티스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가스 중 일부는 한국가스공사가 공동 사업자인 토탈사를 통해 도입할 계획이다.
수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우리나라의 에너지자원 확보에 이바지하는 동시에 앞으로 한국 기업의 가스전 개발 사업 추진 시 훌륭한 벤치마킹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