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올해 대비 6.8% 인상 vs. 회원국 208%만
유럽연합(EU)의 내년 예산안 협상이 결렬됐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유럽의회·27개 회원국은 지난 지난 9일(현지시간) 밤 2013년 예산안을 놓고 8시간 동안 심야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하지 못했다고 EU옵서버가 10일 보도했다.
이번 예산안 협상이 결렬되면서 오는 22~23일 열릴 정상회담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EC와 유럽의회 지도부는 2013년 예산을 1380억 유로로 올해 대비 6.8% 증액해 줄 것을 요구했으나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2.8%만 인상해야 한다며 대립했다.
EU는 올해 예산에 긴급 수요가 발생한 90억 유로를 추경 편성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회원국들은 이를 거부했다.
EU는 유럽 대학생 교환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사업과 정리해고 근로자 지원 예산 등의 증액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화감독과 축구선수 등을 포함한 100여 명의 유럽 명사들은 9일 EU와 지도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에서 “에라스무스 사업이 축소되면 수천명의 젊은이가 인생을 바꾸게 될 경험을 누리지 못할 것”이라며 예산 증액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영국 재무차관 등은 이번 협상에서 “회원국들이 긴축재정을 펴는 상황에서 유럽의회와 EC가 납세자들에게 돈을 더 달라고 손을 벌릴 수 없다”며 긴축을 요구했다.
또 유럽의회 내에서도 영국 보수당 소속 의원들이 독일 사회민주당 소속인 마르틴 슐츠 의장과 추경 예산 편성에 대해 충돌했다.
EU는 오는 13일 회의를 열어 내년 예산안과 올해 추경 예산에 관한 합의를 마지막으로 시도할 예정이지만 현재 합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EC는 예산안을 다시 짜야 한다. 이가 거부되면 전년도 예산에 물가인상률만 반영한 임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특히 내년 예산 협상 결렬은 2014~2020년 중기 예산안 편성을 둘러싼 EU와 회원국 간 대립 역시 해소되지 않아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EU는 오는 22~23일 정상회의에서 은행동맹 결성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 대책들과 함께 중기 예산안도 심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