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글로벌 DNA]국내 기업 우수성 세계에 알리는 ‘파란 눈의 한국인’

입력 2012-11-19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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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별 외국인 임원 활약상은?

국가 간 경계를 벗어나 글로벌 인재를 찾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 세계 시장 확대와 지구촌 시대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포석이다.

이들 기업은 외국인 임원을 앞세워 현지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아예 맡기는 경우도 있다. 주요 수출시장의 영업·마케팅을 총괄하거나 현지에서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을 전달하는 창구로도 활용하고 있다.

조직 내 소통이 강화되고 구성원들의 창의력이 좋아지는 부가적인 효과도 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외국인 임원과 한국 직원 사이에 문화적인 차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다 보니 조직력이 극대화되기도 한다”며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욱 이해하려는 노력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글로벌 네트워크 기반 ‘종횡무진’= 삼성전자 데이빗 스틸 전무는 2002년 외국인으로는 처음 임원에 오른 상징적인 인물이다. 스틸 전무는 현재 북미지역의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다.

2002년 디지털미디어총괄 신규사업 기획담당 임원(상무보)으로 승진할 당시 35세였던 스틸 전무는 3년 4개월 동안 총 14개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우수한 역량을 입증했다. 이후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그는 1997~2008년까지 11년간 한국에서 근무했다. 2009년에는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매출 확대에 크게 기여해 전무 자리에 올랐다.

스틸 전무는 영국 옥스퍼드대를 거쳐 미국 MIT대학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시카고대 MBA(경영학석사)와 맥킨지 컨설턴트 등을 거치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도 쌓았다. 특히 그는 TV 등을 담당하는 디지털미디어(DM) 총괄 해외 마케팅 담당으로 일하면서 ‘보르도 TV’가 세계 LCD TV 및 휴대폰 시장을 석권하는 데 일조했다.

스틸 상무는 해외 대형 핵심거래선 유대 강화, 전략 국가(중국·인도 등) 거래선 확대 및 신규사업 기회 발굴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해외 이미지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 핵심사업 직접 진두지휘 = 올해 3월 SK그룹의 생명과학 전문 자회사인 SK바이오팜은 세계적인 신약개발 전문가인 크리스토퍼 갤런 박사를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갤런 대표는 만성통증 치료의 전기를 마련한 ‘엑살고(Exalgo)’의 임상개발과 상업화를 주도한 신약개발 전문가다. 미국의 유명 바이오 벤처기업인 뉴로메드 최고경영자(CEO)와 나스닥 상장기업인 잘리쿠스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갤런 사장은 초기 연구·임상 개발 등 신약개발 전문 영역뿐 아니라 상업화, 사업개발, 자금조달 등 제약업계에서 쌓아온 기업경영 능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임상개발센터가 있는 미국 뉴저지와 서울 서린동 사무실을 오가며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갤런 대표는 구체적인 미래 청사진을 하나씩 마련해가고 있다. 일환으로 중추신경계(CNS) 질환 분야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혁신신약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며 간질, 통증, 만성변비·과민성대장증후군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현재 미국에서 세 가지 신약후보 물질에 대한 임상시험(약효 및 안전성)을 진행 중이다.

◇소통의 조직문화 조성에 앞장 = 지난해 6월 한화케미칼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머크(Merck)’와 자체 개발한 관절염 치료제 ‘HD203’의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했다. 계약 규모는 7800억원. 인지도가 없었던 한화케미칼은 단숨에 글로벌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됐다. 바이오의약품사업은 태양광과 함께 한화그룹이 적극 육성하고 있는 핵심 성장동력 중의 하나다. ‘HD203’은 바이오 부문에서의 첫 번째 결실인 셈이다.

이번 성과의 일등공신으로는 폴 콜만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 CEO가 꼽힌다. 그는 한국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결코 소홀함이 없다. 콜만 대표는 평소 “우리는 한팀으로 일하는 것이니 무슨 일이든 혼자 책임지려 하지 말고 나눠 가지자”며 팀워크와 공동체 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직급에 관계없이 열린 소통을 추구하는 경영 스타일로 결속력을 높이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콜만 대표는 지적은 정확하게 하되 친절하게 설명하고 각종 안건에 대한 피드백은 최대한 신속하게 해준다”며 “그의 성격과 업무 스타일이 한화그룹의 문화와 접목해 최근 바이오 부문의 훌륭한 성과를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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