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의 '어닝 쇼크'에서 촉발된 충격이 엔터테인먼트주 전반에 암운을 드리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터 종목이 화려했던 시절의 주가를 단기간에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 엔터주 '어닝 쇼크' 충격에 줄줄이 급락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한해 고공행진하던 엔터주는 14일을 기점으로 크게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엔터주 대표 종목인 에스엠은 올해 1월2일(종가 기준) 4만6천250원으로 시작해 이달 13일 6만9천200원으로 49.6% 올랐다.
하지만 14일부터 4거래일간 주가가 26.0% 급락해 19일 4만3천6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며 주가가 다시 연초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갔다.
에스엠과 함께 엔터주 양대 산맥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도 최근 4거래일간 주가가 8.8% 하락했다. 이에 따라 13일 연초 대비 2.1%의 상승률을 보였던 주가는 19일 기준으로 연초 대비 19.8% 하락으로 반전됐다.
올해 초 3천120원으로 시작해 이달 13일까지 114.1% 급등한 키이스트 주가도 이달 14일부터 19일까지 4거래일간 15.4% 떨어졌다.
19일 종가 5천540원은 연초 대비 77.6%의 상승률을 나타냈으나 나흘새 상승 폭은 36.5%포인트 축소됐다.
로엔도 연초대비 상승률이 13일까지는 11.8%에 이르렀지만 19일 기준으로는 2.7%로 둔화됐다.
시가총액도 일제히 내려갔다.
한때 1조4천억원까지 올랐던 에스엠의 시가총액은 실적발표 후 썰물처럼 빠져나가 16일에는 1조원 밑으로 내려앉았다.
에스엠,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키이스트, 로엔 등 네 종목에서 14일부터 4거래일간 증발한 시총은 3천900억원에 이른다.
한 회사 전체 시총이 1조원을 넘기 힘든 코스닥 종목에서는 상당히 큰 금액이다.
엔터주의 동반 하락세는 대표 종목으로 꼽히는 에스엠이 3분기 어닝 쇼크를 기록한 데서 시작됐다. 예상치를 한참 밑돈 에스엠의 실적발표가 엔터테인먼트 업종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운 것이다.
에스엠은 14일 3분기 개별기준 영업이익이 117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9.6%나 급증한 것이지만 시장은 잠정 합의치인 200억원에 한참 못 미친 것으로 평가됐다.
다른 종목 주가도 에스엠 실적 발표 직후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에스엠의 실적 발표 다음날 와이지가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작년 동기 대비 91.1%와 132.1% 증가한 300억원과 74억원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였다.
키이스트 역시 에스엠보다 하루 일찍 실적을 발표하며 3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6.7% 급증한 8억원이라고 공시했지만 주가는 이후 3거래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 4분기 주가 회복 힘들듯…목표주가 연이어 하향조정
엔터주 주가가 4분기에 크게 회복할 것이라고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에스엠 실적 발표 후 엔터주 전반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증시 전문가들 스스로 실적 전망을 낙관했던 것을 반성하며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대우증권 김창권 연구원은 "일본 아레나투어 콘서트의 로열티에 대한 가정이 낙관적이고 단순했다"며 "분산 공연에 따른 비용소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일본 콘서트 매출액을 1만명당 평균 2억∼3억5천만원 가량 높게 잡았던 것이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에스엠의 실적발표 직후 목표주가를 8만5천원에서 7만2천원으로 15.3% 낮췄다.
LIG증권 지인해 연구원은 "3년만에 열린 일본 동방신기 콘서트의 제작비가 증가했고 매출대비 이익률이 낮은 공연·행사가 많았다"며 실적 예측이 빗나간 원인을 분석했다.
지 연구원은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기존보다 25.3% 낮춘 6만2천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실적발표 다음날인 15일 에스엠의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인 200억보다 낮게 나왔다면서 목표주가를 8만9천원에서 7만원으로 내렸다.
에스엠을 제외한 와이지, 로엔, 키이스트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대부분 4분기내에 주가를 회복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을 내놨다.
한 증권사의 엔터주 담당 연구원은 "엔터업종에 대해 내심 존재해온 시장의 의구심이 이번 에스엠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터져 나온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가 동조화 현상이 심한 엔터업종 특성상 4분기 주가는 실적과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지지부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흥국증권 이승훈 연구원도 "에스엠과 같은 대표종목의 4분기 실적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엔터주의 주가 회복을 장담할 수 없다"며 향후 3개월간 주가는 강한 반등보다는 보합세에 가깝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음원가격 인상과 해외진출 증가에 힘입어 엔터주의 4분기 이후 실적은 작년 동기보다 크게 향상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